사이트, 오픈 전에 만들까
자리 잡은 뒤에 만들까
강동욱 — 밑그림 대표 · 기획 우선 웹 스튜디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기준은 오픈일이 아닙니다. 밖에 말을 걸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그날부터 사람들이 대표님 이름을 검색하기 시작하니까요.
두 방향 모두, 대는 이유가 그럴듯합니다
"아직 서비스가 다 안 잡혔으니 자리 좀 잡고 만들자." "런칭인데 사이트는 있어야지, 일단 만들자." 두 문장 다 자주 듣습니다. 그리고 두 문장 다 근거는 자기 사정이지 방문자 사정이 아닙니다.
그래서 판단이 갈리지 않습니다. 대표님 머릿속 일정표가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 대표님을 처음 찾아보는 시점을 기준으로 놓으면 답이 하나로 좁혀집니다.
그 시점은 대개 오픈일이 아닙니다. 그보다 앞섭니다. 첫 아웃리치 메일을 보낸 날, 프리오더를 연 날, 기사나 인터뷰가 나간 날, 입점·제휴·투자 미팅에 들어간 날, 전시나 팝업에 부스를 낸 날 — 이 중 가장 빠른 날짜입니다. 그날 이후로 대표님 브랜드 이름은 검색창에 입력되기 시작합니다.
밖에 말을 걸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너무 늦으면 잃는 것, 너무 이르면 잃는 것
늦게 만들 때 잃는 것은 초기의 관심입니다. 아웃리치와 미팅은 이미 시작됐는데 검색해서 나오는 게 계정 하나뿐이면, 상대는 판단할 근거가 없는 채로 판단합니다. 특히 값이 큰 일일수록 그렇습니다 — 시공·컨설팅·교육·B2B는 연락하기 전에 반드시 한 번 찾아봅니다. 그리고 이 관심은 재고가 없습니다. 한 번 흘러간 사람은 사이트가 생겼다고 다시 오지 않습니다. 어디가 새고 있는지 구간별로 확인하는 방법은 문의가 안 늘 때,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르게 만들 때 잃는 것은 돈과 시간입니다. 무엇을 파는지, 얼마를 받을지, 누구부터 상대할지가 안 정해진 상태에서 화면부터 만들면 결정이 전부 화면 위에서 벌어집니다. 그렇게 나온 사이트는 몇 달 안에 다시 만들게 됩니다. 사업이 자리를 잡아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무엇을 위한 화면인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늦음의 반대는 "무조건 빨리"가 아닙니다. 정할 것을 정한 다음, 말을 걸기 시작하는 날에 맞추는 것입니다.
시점을 정하는 네 가지 기준
- 오픈일이 아니라 첫 노출일에서 역산합니다. 위에 적은 일정 — 아웃리치·프리오더·프레스·미팅·전시 — 중 가장 빠른 날짜를 달력에 찍고, 거기서 제작 기간만큼 앞으로 당깁니다. 그 날이 시작해야 하는 날입니다. 오픈일에 맞춰 역산하면 대부분 늦습니다. 브랜드가 밖에 알려지기 시작하는 순간은 문을 여는 순간보다 늘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 준비됐는지는 세 문장으로 확인합니다. 무엇을 파는가. 누구에게 파는가. 방문자가 이 화면에서 하고 나갈 행동 하나는 무엇인가. 세 문장이 그 자리에서 써지면 시작해도 됩니다. 안 써지면 지금 부족한 것은 화면이 아니라 정의입니다. 이 세 가지를 정하는 순서는 브랜드 런칭, 디자인보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것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 완성이 아니라 단계로 나눕니다. "제대로 만들려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가 가장 흔한 지연 이유입니다. 그런데 초기에 필요한 건 큰 사이트가 아닙니다. 누구를 위한 곳인지,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연락은 어떻게 하는지 — 이 셋이 분명한 한 장이면 첫 몇 달은 충분히 받아냅니다. 방문자가 결정 전에 확인하고 싶어 하는 항목이 늘어날 때, 그때 페이지를 늘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 안 바뀔 것과 바뀔 것을 나눠 둡니다. 일찍 만들어도 재제작이 안 생기게 하는 방법입니다. 주소·구조·연락 동선·페이지가 놓이는 틀은 초기에 정해도 잘 안 바뀝니다. 반대로 사진, 문장, 사례, 가격은 계속 바뀝니다. 바뀔 것들이 화면에 박혀 있지 않고 갈아 끼울 수 있게 만들어 두면, 이르게 시작해도 다시 만들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초기에 다시 만드는 사이트는 대개 이 구분 없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참고로 애초에 사이트가 필요한 구조인지부터 헷갈린다면 시점보다 그 판단이 먼저입니다. 그건 홈페이지 없이 버티는 곳과, 없으면 새는 곳에서 다뤘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달력을 열고 이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 밖에 말을 걸기 시작하는 일정 중 가장 빠른 날짜가 언제인지, 지금 말할 수 있는가?
- 그 날짜에서 제작 기간을 뺀 날이 이미 지나가 있지는 않은가?
- 무엇을 · 누구에게 · 어떤 행동 하나 — 세 문장이 지금 써지는가?
- 초기에 꼭 있어야 하는 화면과, 나중에 붙여도 되는 화면을 구분해 봤는가?
- 앞으로 자주 바뀔 내용(사진·문장·사례·가격)을 나중에 갈아 끼울 수 있게 잡아 뒀는가?
두 번째 줄이 "지나갔다"라면 지금이 가장 이른 시점입니다. 세 번째 줄이 "아직"이라면 화면보다 그 세 문장이 먼저입니다. 순서를 바꾸면 만들고 나서 다시 만들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오픈 전에 만들어야 하나요, 자리를 잡고 만들어야 하나요?+
첫 아웃리치·프리오더·프레스·미팅·전시 중 가장 빠른 일정이 그날입니다.
그날부터 사람들이 검색하기 시작하니, 그 전에 받아낼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아직 서비스가 확정되지 않았는데 만들어도 되나요?+
써지면 시작해도 되고, 안 써지면 부족한 건 화면이 아니라 정의입니다.
정의가 빈 채로 만든 사이트는 대개 몇 달 안에 다시 만들게 됩니다.
어설프게 여느니 나중에 제대로 만드는 게 낫지 않나요?+
누구를 위한 곳인지·여기서 뭘 할 수 있는지·연락은 어떻게 하는지가 분명하면
한 장짜리도 제 역할을 합니다. 페이지가 많아도 이 셋이 흐리면 그건 완성이 아닙니다.
밑그림은 화면을 그리기 전에 "언제, 무엇을 위해 여는가"부터 같이 정합니다.
지금 준비 중이라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먼저 짚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