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들였는데 싸 보이는 사이트,
어디서 갈릴까요
강동욱 — 밑그림 대표 · 기획 우선 웹 스튜디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싸 보임은 취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이트가 주장하는 급과 화면에 남은 마감이 어긋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방문자는 그때 둘 중 낮은 쪽을 믿습니다.
"뭔가 저렴해 보인다"는 말의 정체
제작을 마친 사이트를 보고 대표님 본인이 먼저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쁘긴 한데 뭔가 좀 저렴해 보여요." 어디가 그런지는 짚지 못합니다. 그래서 보통 색을 바꾸거나 폰트를 바꾸거나, 사진을 더 큰 걸로 갈아 끼웁니다. 그런데 대개 그대로입니다.
짚지 못하는 이유는 원인이 한 요소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문자는 화면을 뜯어보지 않습니다. 몇 초 안에 "이 정도 하는 곳이구나"라는 인상을 한 번에 받습니다. 그 인상은 개별 요소의 완성도가 아니라 요소들끼리 얼마나 같은 규칙을 따르고 있느냐에서 만들어집니다. 하나하나는 멀쩡한데 서로 따로 놀면, 사람은 그걸 "급이 낮다"로 읽습니다.
이게 예쁜데 문의가 없는 홈페이지와는 다른 축의 문제라는 점을 먼저 구분해 두겠습니다. 그쪽은 방문자에게 할 일을 말해주지 않아서 행동이 안 나오는 경우고, 이번 편은 행동을 말하기 전에 판단이 끝나 버리는 경우입니다. 급이 낮다고 판단하면 방문자는 읽지도 않습니다.
값이 큰 일일수록 이 판단은 그대로 가격 저항이 됩니다. 시공·컨설팅·교육·의료·B2B처럼 한 건의 금액이 큰 일은 문의 전에 반드시 한 번 찾아보고, 그 자리에서 "이 값을 부를 만한 곳인가"를 먼저 정합니다. 화면이 주장하는 급이 부르는 값보다 낮으면 상대는 값을 깎으려 들거나, 아예 연락하지 않습니다.
화면에 남은 마감만 봅니다.
급이 떨어지는 네 곳
- 재료의 출처가 섞여 있습니다. 직접 찍은 사진과 무료 스톡 사진, 서로 다른 데서 가져온 아이콘, 해상도와 비율이 제각각인 이미지가 한 화면에 같이 있으면 방문자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 채 위화감을 느낍니다. 실물 사진이 부족한 신규 브랜드일수록 이 유혹이 큽니다. 해법은 스톡을 더 잘 고르는 게 아니라 사진을 덜 쓰는 것입니다. 애매한 이미지 다섯 장보다 확실한 한 장과 여백이 낫습니다. 후기·실적이 없는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브랜드 런칭, 디자인보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것에서 다뤘습니다.
- 규칙이 너무 많습니다. 서체 종류, 굵기 단계, 여백 값, 모서리 둥글기, 강조 색 — 이걸 각각 몇 가지나 쓰고 있는지 세어 보십시오. 페이지마다 다르고 섹션마다 다르면 그게 "직접 손본 티"의 정체입니다. 비싸 보이는 화면은 재료가 화려한 화면이 아니라 규칙이 적은 화면입니다. 서체 하나에 굵기 두세 단계, 여백은 한 단위의 배수, 강조 색 하나 — 이 정도로 줄이면 같은 재료로도 화면이 정돈됩니다.
- 문장의 세기가 근거보다 큽니다. "업계 최고", "완벽한 솔루션", "고객 만족 1위", 그리고 느낌표. 근거를 댈 수 없는 최상급은 급을 올리지 않고 오히려 떨어뜨립니다. 방문자는 그 표현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 대개 아무나 쓰는 자리에서 봤습니다. 반대로 값이 큰 서비스일수록 담담한 문장이 비싸 보입니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하는지, 무엇은 하지 않는지 같은 확인 가능한 구체 한 줄이 형용사 열 개를 이깁니다.
- 마감이 드러나는 자리가 방치돼 있습니다. 모바일에서 제목이 어색하게 잘리는 줄바꿈, 비율이 눌린 이미지, 눌러도 아무 일 없는 버튼, 아직 준비 중인 빈 페이지, 스크롤할 때 늦게 튀어나오는 요소, 그리고 연락처 자리에 있는 개인 메일 주소. 하나하나는 사소하지만 방문자는 여기서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곳인가"를 판단합니다. 값이 큰 거래일수록 이 판단이 먼저입니다.
네 가지 모두 디자인 감각이 아니라 점검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전면 재디자인 없이도 대부분 고쳐집니다. 순서는 재료 정리 → 규칙 줄이기 → 문장 낮추기 → 마감 점검입니다. 반대로 이 넷을 두고 색과 폰트만 바꾸면, 바뀐 화면에서도 같은 말을 듣게 됩니다.
다만 사람이 오는데도 문의가 없는 상황이라면 원인이 여기 말고 다른 구간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구간이 막혔는지부터 가르는 방법은 문의가 안 늘 때,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사이트를 열고 이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되도록 휴대폰으로 여십시오.
- 첫 화면의 사진이 직접 마련한 것인가, 아니면 어디선가 본 스톡 사진인가?
- 서체 종류·굵기·강조 색이 각각 몇 가지인지 지금 셀 수 있는가?
- 근거를 댈 수 없는 최상급 표현이나 느낌표가 첫 화면에 있는가?
- 휴대폰에서 제목 줄바꿈이 어색하게 끊기거나, 이미지 비율이 눌린 곳이 있는가?
- 눌러도 아무 일 없는 버튼, 준비 중인 빈 페이지, 개인 메일 주소가 남아 있는가?
두 번째 줄에서 셀 수 없다면 규칙이 너무 많은 상태입니다. 넷째·다섯째 줄에 해당하는 곳이 있다면 그건 디자인이 아니라 마감의 문제라, 오늘 바로 고칠 수 있는 항목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돈을 들여 만들었는데 왜 싸 보일까요?+
사이트가 말로 주장하는 급과 화면에 남은 마감이 다르면
방문자는 둘 중 낮은 쪽을 믿습니다.
디자인을 다시 하면 해결되나요?+
서체·굵기·여백·색을 몇 가지 쓰는지 세어 보고, 실물 사진과 스톡이 섞였는지 보세요.
이 둘만 정리해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디자인은 그 다음 판단입니다.
실적도 후기도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지어낸 후기, 출처 없는 수치, 근거 없는 최상급이 그렇습니다.
대신 확인 가능한 사실을 담담하게 — 구체는 형용사보다 비싸 보입니다.
밑그림은 화면을 예쁘게 만들기 전에, 그 화면이 어떤 급으로 읽히는지부터 맞춥니다.
지금 사이트가 어디서 새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먼저 짚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