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전화·폼, 무엇을 열지는
업종으로 안 정해집니다

문의 채널에 업종별 정답은 없습니다. 채널은 취향이 아니라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열지는 대표님이 지킬 수 있는 응답 시간과, 그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가 정합니다.

채널을 늘렸는데, 문의는 그대로인 경우

문의가 적으면 흔히 채널을 늘립니다. 폼만 있던 자리에 카톡 채널을 붙이고, 그래도 조용하니 전화번호를 헤더에 올립니다. 문턱을 낮췄으니 하나쯤은 걸리겠지 하는 계산입니다. 그런데 늘린 뒤에도 숫자가 잘 안 움직입니다. 채널의 개수가 문의를 만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채널이 실제로 정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방문자가 우리에게 언제 답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그 첫 대화가 어떤 모양으로 시작되는가입니다. 문의가 몇 건 오느냐는 그 앞에서 이미 대부분 결정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부터 봅니다. 채널은 저마다 방문자에게 다른 속도의 약속을 겁니다. 전화는 지금 사람이 받는다는 뜻이고, 메신저는 오늘 안에 대화가 이어진다는 뜻이고, 폼은 하루 이틀 안에 정리된 답장이 온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 약속은 어디에도 안 적혀 있지만 방문자는 그렇게 읽습니다. 그리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걸어 둔 채널은, 그 채널이 아예 없는 것보다 나쁩니다.

번호를 걸어 뒀는데 안 받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번호가 없었다면 방문자는 다른 방법을 찾았을 텐데, 걸어 보고 안 받은 방문자는 연락이 안 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자기 손으로 확인한 상태가 됩니다. 실적이 아직 쌓이지 않은 브랜드에서 이 한 번은 특히 비쌉니다. 판단할 재료가 적을수록 방문자는 직접 겪은 한 가지에 크게 가중치를 둡니다. 메신저도 같습니다. 채널을 열어 두고 답이 다음 날 넘어가면, 빠를 것이라고 기대한 만큼 늦은 것이 됩니다.

두 번째, 채널은 첫 대화의 모양을 정합니다. 메신저로 시작한 대화는 짧은 왕복이 여러 번 이어집니다. 방문자는 한 줄을 던지고, 우리가 되묻고, 답이 오는 사이에 시간이 흐릅니다. 조건이 단순한 일이면 이 형태가 빠르지만, 값이 크고 정해야 할 것이 많은 일이면 같은 이야기를 여러 날에 걸쳐 나눠 하게 됩니다. 반대로 폼은 한 번에 정리된 정보를 받을 수 있지만, 방문자에게 먼저 작문을 시킵니다. 무엇을 물을지에 따라 이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데, 그 이야기는 문의 폼에서 안 물어본 것은, 대표님 일이 됩니다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여기서 자주 어긋나는 가정이 하나 있습니다. 방문자가 가장 빠른 채널을 고를 것이라는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자기가 가장 덜 드러나는 쪽을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는 목소리를 내야 하고, 준비되지 않은 질문에 즉석에서 답해야 하고, 중간에 그만두기가 어색합니다. 아직 후보를 추리는 중인 사람에게는 전부 부담입니다. 값이 큰 일일수록 이 비교 구간이 길기 때문에, 사이트에 전화만 크게 걸려 있으면 비교 중인 방문자 몫의 버튼은 사실상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 사람은 문의를 안 한 것이 아니라 조용히 후보에서 우리를 지웁니다.

그래서 채널을 나란히 세 개 세워 두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같은 크기의 버튼 세 개는 방문자에게 고르는 일을 하나 더 시키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 빠른지, 어느 쪽이 덜 귀찮은지, 이걸로 물어도 되는 건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 개를 열었으면 세 개를 다 지켜야 합니다. 하나만 비어 있어도 하필 그 채널을 고른 방문자에게는 사이트 전체가 무응답으로 남습니다.

채널은 열어 두는 순간 약속이 됩니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걸고,
나머지는 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업종 대신, 이 다섯 가지로 정합니다

  1. 지킬 수 있는 응답 시간을 먼저 정하고, 그 다음에 채널을 고릅니다. 순서가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채널을 먼저 열고 응답은 되는 대로 합니다. 그러면 채널이 건 약속과 실제 응답이 계속 어긋납니다. 대표님이 하루 중 언제 답할 수 있는지, 그 간격이 시간 단위인지 하루 단위인지를 먼저 정하세요. 즉시 응답이 안 되는 조건이면 실시간처럼 읽히는 채널을 1순위로 두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도 열어 두고 싶다면 언제 확인하는지를 채널 옆에 적으면 약속이 조정됩니다. 늦게 답하는 것과, 늦게 답한다고 미리 적어 둔 것은 방문자에게 전혀 다른 일입니다.
  2. 방문자가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로 고릅니다. 이미 맡길 곳을 정하려는 사람과, 이런 일을 맡기는 게 맞는지부터 재는 사람은 같은 버튼을 쓰지 않습니다. 앞쪽 사람에게는 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이 가장 빠르고, 뒤쪽 사람에게는 그 채널이 너무 큰 한 걸음입니다. 값이 큰 일일수록 뒤쪽 사람의 비중이 큽니다. 그래서 대화형 채널 하나만 두기보다, 자기를 덜 드러내고도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나 같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 계단의 무게를 어떻게 다르게 두는지는 "무료 상담"이 안 눌리는 건, 식상해서가 아닙니다에서 다뤘습니다.
  3. 첫 답장에 필요한 정보의 양으로 고릅니다. 판별은 간단합니다. 문의 한 건을 받았을 때 되묻지 않고 쓸 만한 답장을 보낼 수 있으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그 목록이 서너 줄로 끝나면 대화형 채널이 잘 맞습니다. 목록이 길고 서로 얽혀 있으면 — 범위와 일정과 예산이 함께 정해져야 답이 나오는 일이라면 — 처음부터 그걸 받는 폼이 낫습니다. 대화형으로 받으면 그 질문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여러 날에 걸친 왕복으로 나뉠 뿐입니다. 이때 방문자 쪽에서는 답을 못 받고 있는 시간이 계속 늘어납니다.
  4. 오간 내용이 글로 남아야 하는 일인지 봅니다. 값이 큰 일에서는 범위와 금액과 일정이 첫 대화에서부터 오갑니다. 그 이야기가 통화로만 오가면 양쪽의 기억이 조금씩 다르게 남고, 그 차이는 대개 일이 진행된 뒤에 드러납니다. 채널을 고를 때 이 점을 같이 보세요. 통화가 1순위인 것이 맞는 일이라면, 통화 뒤에 요약을 글로 되돌려 보내는 절차를 채널 설계의 일부로 넣으면 됩니다. 확인해 주신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통을 보내는 것으로 기록도 남고, 방문자 입장에서는 정리된 곳과 이야기하고 있다는 인상도 함께 남습니다.
  5. 하나를 1순위로 정하고, 나머지는 무게를 낮춥니다. 채널을 여러 개 두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같은 크기로 나란히 두는 것입니다.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채널 하나를 크게 두고, 나머지는 작게 아래쪽에 둡니다. 그리고 각 채널 옆에 누가 받는지와 언제 답이 오는지를 한 줄로 적으면, 방문자가 고르느라 쓰는 시간이 사라집니다. 헤더의 버튼과 본문 끝의 버튼과 푸터의 연락처가 서로 다른 채널을 가리키고 있는 경우도 흔한데, 이건 방문자에게 우리도 정하지 못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업종이 정답을 못 주는 이유는 여기서 분명해집니다. 같은 업종이라도 대표가 하루 종일 현장에 있는 곳과 사무실에서 일하는 곳은 1번의 답이 아예 다릅니다. 같은 일이라도 조건이 몇 줄로 정리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3번의 답이 다릅니다. 업종은 이 네 가지의 평균일 뿐이고, 대표님 사업은 평균이 아닙니다. 남들이 카톡으로 재미를 봤다는 이야기는, 그 사람의 응답 조건이 카톡과 맞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가지 더. 문의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라면 원인이 채널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채널은 도착한 사람 중 얼마가, 어떤 모양으로 말을 거느냐를 다루는 자리입니다. 도착 자체가 적거나 도착한 사람의 판단이 버튼 앞에서 이미 끝나 버렸다면 채널을 아무리 바꿔도 숫자가 안 움직입니다. 어느 구간이 막혀 있는지 가려내는 순서는 문의가 안 늘 때,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순서에 정리해 뒀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본인 사이트에 열려 있는 채널을 전부 적어 놓고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 열려 있는 채널마다,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응답 시간이 정해져 있는가?
  • 즉시 응답이 안 되는 채널 옆에 언제 확인하는지가 적혀 있는가?
  • 아직 비교 중인 방문자가 자기를 덜 드러내고 할 수 있는 행동이 하나 있는가?
  • 되묻지 않고 첫 답장을 쓰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목록으로 적어 봤는가?
  • 헤더·본문 끝·푸터가 같은 채널을 1순위로 가리키고 있는가?

첫 줄이 비어 있다면 — 지금 그 채널들은 방문자에게 언제 답이 올지 각자 알아서 짐작하라는 화면으로 읽히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문의 채널은 업종별로 정답이 있나요?+
업종은 채널을 정해 주지 못합니다. 같은 업종이라도 대표가 하루 종일 현장에 있는 곳과 사무실에서 일하는 곳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전혀 다릅니다.
기준은 네 가지입니다.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응답 시간, 방문자가 아직 비교 중인지 이미 정했는지, 첫 답장을 쓰는 데 필요한 정보의 양, 오간 내용이 글로 남아야 하는 일인지.
이 네 가지에 답하면 채널은 거의 저절로 정해집니다.
채널을 여러 개 열어 두면 문의가 늘지 않나요?+
같은 무게로 나란히 세우면 오히려 고르는 일을 하나 더 시키는 것이 됩니다. 어느 것이 빠른지, 이걸로 물어도 되는지를 방문자가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은 결정을 미룰 이유가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응답입니다. 열어 둔 채널은 전부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 하나라도 비면 하필 그 채널을 고른 방문자에게는 사이트 전체가 무응답으로 남습니다.
하나를 1순위로 크게 두고 나머지는 무게를 낮추는 편이 낫습니다.
전화번호는 꼭 넣어야 하나요?+
넣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경우는 드뭅니다. 문제는 걸어도 못 받는 번호를 눈에 띄게 두는 것입니다 — 안 받는 번호는 정보가 없는 것보다 나쁩니다. 방문자가 직접 확인한 실패로 남기 때문입니다.
받기 어려운 시간이 많다면 번호를 지우기보다 통화 가능한 시간을 옆에 적고, 그 밖의 시간에는 다른 채널이 1순위로 보이게 두면 됩니다.
다만 값이 크고 조건이 많은 일에서 전화가 첫 접촉의 1순위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비교 중인 사람은 자기를 먼저 드러내야 하는 채널을 피합니다.

밑그림은 채널을 늘리기 전에, 그 채널이 거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지금 사이트에서 문의가 어디서 새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짚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

홈페이지 셀프 진단 체크리스트 ↗  ·  다른 칼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