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상담"이 안 눌리는 건,
식상해서가 아닙니다

문구를 더 참신하게 바꿔도 버튼은 잘 안 눌립니다. 무료가 면제해 주는 것은 돈뿐인데, 방문자가 버튼 앞에서 겁내는 비용은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칠 것은 버튼의 이름이 아니라, 버튼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입니다.

무료라고 적었지만, 공짜인 쪽은 우리입니다

문의가 안 오면 버튼부터 손봅니다. 무료 상담이 식상하다니 지금 바로 시작하기로 바꾸고, 그것도 반응이 없으니 3분이면 끝나요로 바꿉니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대개 제자리입니다. 단어를 바꾸는 동안 방문자가 멈춰 선 이유는 한 번도 건드려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문자 입장에서 그 버튼을 다시 읽어 보면 이렇습니다. 무료 상담이라는 말이 알려 주는 것은 단 하나, 돈은 안 든다입니다. 알려 주지 않는 것은 나머지 전부입니다. 몇 분이 걸리는지, 전화인지 방문인지, 누구와 이야기하는지, 무엇을 미리 준비해 가야 하는지, 상담이 끝나면 무엇을 받게 되는지, 그리고 안 하겠다고 말해야 할 때 그 대화가 어떻게 끝나는지. 이 중 하나도 화면에 없습니다.

모르는 자리는 비어 있지 않습니다. 방문자가 자기 경험으로 채웁니다. 대개는 한 시간쯤 붙잡히고, 우리 사정을 이만큼 털어놓아야 하고, 그러고 나면 연락이 계속 오고, 거절할 때 한 번 불편해야 하는 그림입니다. 그 그림을 놓고 보면 상담은 무료가 아닙니다. 돈만 안 낼 뿐, 시간과 정보와 거절의 어색함은 전부 방문자가 냅니다. 무료라는 단어는 그중 가장 작은 항목 하나를 면제해 준 것입니다.

값이 큰 일일수록 이 계산은 불리해집니다. 상담 한 번에 오가는 이야기가 회사 사정과 예산과 일정이고, 그런 이야기를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대에게 먼저 꺼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값이 큰 쪽에서 무료라는 말은 다르게 읽히기도 합니다. 공짜로 시간을 내주는 쪽은 그 시간을 회수할 계획이 있다는 뜻이라, 무료라는 단어가 영업이 붙는다는 신호로 읽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없애려던 부담을 단어가 오히려 키우는 셈입니다.

그래서 참신한 문구로 갈아 봐야 결과가 비슷합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기도, 편하게 문의 주세요도, 부담 없이 물어보세요도 미지수를 하나도 줄여 주지 않습니다. 편하게와 부담 없이는 특히 그렇습니다. 부담의 크기를 말해 주는 대신, 부담을 느끼지 말라고 요구하는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그런 요구를 받으면 오히려 무엇이 부담스러운 상황인지 궁금해집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칩니다. 사이트에 걸린 계단이 상담 하나뿐인 경우입니다. 방문자는 저마다 다른 지점에 서 있습니다. 지금 당장 맡길 곳을 정하려는 사람도 있고, 아직 이런 일을 맡기는 게 맞는지부터 재는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에게 상담은 너무 큰 한 걸음입니다. 그런데 사이트에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하나도 없으면, 그 방문은 나중에 하기로 끝나고 그 나중은 대개 오지 않습니다. 버튼이 안 눌린 게 아니라, 그 사람 몫의 버튼이 아예 없었던 것입니다.

버튼은 이름이 아니라 약속입니다.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가 안 적혀 있으면,
방문자는 가장 나쁜 경우를 가정합니다.

문구 대신 고칠 다섯 가지

  1. 버튼 옆에 다음에 일어날 일을 적습니다. 소요 시간, 형식, 상대, 끝나고 받는 것. 이 네 가지를 한 줄로 적으면 대부분의 미지수가 사라집니다. 상담 신청이라는 버튼 아래에 20분 통화로 범위와 대략의 견적을 확인하고, 원하시면 제안서를 보내 드립니다 한 줄을 두는 식입니다. 문구를 고민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이 한 줄로 옮기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이 한 줄을 적어 보면 우리 절차가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못 적는 이유는 대개 글재주가 아니라 절차가 아직 없어서입니다.
  2. 버튼의 동사를 방문자 쪽으로 옮깁니다. 상담 신청과 문의하기는 우리 일정표에 들어오는 일의 이름입니다. 방문자가 얻는 것의 이름이 아닙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견적 범위 확인하기, 진행 순서 받아보기처럼 방문자가 손에 쥐게 되는 것으로 이름을 바꾸면 누르는 이유가 버튼 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과장입니다. 버튼에 적은 것은 그 자리에서 실제로 줘야 합니다. 견적 범위를 확인해 준다고 적어 놓고 실제로는 방문 상담부터 잡으면, 그 한 번으로 다음 문장들도 못 믿을 말이 됩니다.
  3. 거절 경로를 미리 적어 둡니다. 방문자가 마지막에 망설이는 지점은 대개 상담 자체가 아니라 그 뒤입니다. 안 맞는다고 말해야 하는 순간, 그리고 그 뒤로 계속 올 연락입니다. 그래서 맞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말씀드립니다, 상담 후 따로 연락드리지 않습니다 같은 문장 하나가 웬만한 문구 교체보다 크게 작동합니다. 값이 큰 일에서 방문자가 사는 것은 상담이 아니라 빠져나올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물론 적었으면 지켜야 합니다.
  4. 무게가 다른 계단을 하나 더 둡니다. 아직 사람과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된 방문자에게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하나 줍니다. 진행 방식과 범위를 정리한 페이지, 자가 점검용 자료, 사례 한 건을 끝까지 볼 수 있는 페이지 같은 것입니다. 다만 같은 크기의 버튼을 나란히 두면 분산됩니다. 큰 계단과 작은 계단이 눈에 확실히 구분되어야 하고, 작은 계단은 반드시 상담의 앞 단계여야 합니다. 주제가 겉도는 자료를 미끼로 두면 명단만 쌓이고 문의는 그대로입니다.
  5. 문구를 고치기 전에 버튼 앞을 봅니다. 버튼이 안 눌리는 가장 흔한 이유는 그 자리까지 온 사람의 판단이 아직 안 끝났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해 주는지, 얼마쯤 드는지, 누가 했는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버튼만 크게 만들면 압박만 남습니다. 이 순서는 예쁜데 문의가 없는 홈페이지에서 다뤘고, 가격을 어디까지 적을지는 가격을 안 적으면, 아낀 게 아니라 미룬 겁니다에 정리해 뒀습니다. 버튼 문구는 앞의 결정들이 끝난 다음에 정해지는 것이지, 그것들을 대신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러면 무료라는 말은 빼야 할까요. 갈립니다. 판별 기준은 하나입니다. 그 분야에서 첫 상담에 값을 받는 것이 흔한가. 흔하다면 무료는 진짜 정보이고, 방문자의 실제 걱정 하나를 없애 줍니다. 반대로 어차피 다들 첫 상담을 공짜로 해 주는 분야라면 그 단어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못한 채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는 소요 시간이나 그 자리에서 받게 되는 것을 적는 편이 낫습니다.

마지막으로 지표를 짚고 갑니다. 버튼을 손본 뒤에는 클릭 수만 보지 않습니다. 문턱을 낮추면 클릭은 거의 항상 늘고, 그중 진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얼마인지는 그 숫자에 안 나옵니다. 대신 버튼을 누른 사람 중 실제로 상담까지 온 비율상담에 온 사람이 이미 알고 온 것의 양을 봅니다. 버튼 옆 한 줄이 제대로 작동하면 상담 앞부분의 설명이 눈에 띄게 짧아집니다. 첫 접촉에서 받아 둘 정보를 정리하는 방법은 문의 폼에서 안 물어본 것은, 대표님 일이 됩니다에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문의가 아예 없다시피 하다면 원인이 버튼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버튼은 도착한 사람 중 얼마가 행동하느냐를 다루는 자리라, 도착 자체가 적으면 여기를 아무리 고쳐도 숫자가 안 움직입니다. 어느 구간이 막혀 있는지 가려내는 순서는 문의가 안 늘 때,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순서에 정리해 뒀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본인 사이트의 문의 버튼을 열고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 버튼 옆에 소요 시간·형식·상대·끝나고 받는 것이 한 줄로 적혀 있는가?
  • 버튼 문구가 우리가 하는 일의 이름인가, 방문자가 얻는 것의 이름인가?
  • 맞지 않을 때 어떻게 끝나는지가 어디엔가 적혀 있는가?
  • 아직 결정하지 않은 방문자가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하나 있는가?
  • 버튼 앞에서 무엇을 해 주는지·얼마쯤 드는지에 대한 판단이 이미 끝났는가?

첫 줄이 비어 있다면 — 지금 그 버튼은 방문자에게 내용을 안 알려 주고 서명부터 하라는 화면으로 읽히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버튼 문구를 바꾸면 문의가 늘어나나요?+
문구만 바꾸는 것으로는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방문자가 멈추는 이유는 단어가 식상해서가 아니라, 누르고 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몇 분이 걸리는지, 누구와 이야기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맞지 않으면 어떻게 끝나는지가 없으면 방문자는 가장 나쁜 경우를 가정합니다. 값이 큰 일일수록 그 가정이 커집니다.
먼저 할 일은 문구 교체가 아니라 버튼 뒤의 절차를 짧게 적어 두는 것입니다. 절차가 적히면 문구는 그 절차의 이름으로 자연히 정해집니다.
무료라는 말을 빼는 게 나을까요?+
기준은 하나입니다. 그 분야에서 첫 상담에 값을 받는 것이 흔한가.
흔하다면 무료는 진짜 정보이고 방문자의 걱정 하나를 없애 줍니다. 어차피 다들 공짜로 해 주는 분야라면 그 단어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못한 채 가장 좋은 자리만 차지합니다 — 그 자리에는 소요 시간이나 그 자리에서 받게 되는 것을 적는 편이 낫습니다.
값이 큰 일에서는 무료가 오히려 영업이 붙는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합니다.
상담 말고 버튼을 하나 더 두면 문의가 분산되지 않나요?+
같은 무게의 버튼을 여러 개 두면 분산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무게가 다른 계단을 하나 더 두는 것입니다.
사람과 이야기할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상담이 맞지만, 아직 비교 중인 사람에게 상담은 너무 큰 한 걸음입니다. 그 사람이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하나 있으면 그 방문은 사라지지 않고 남습니다.
다만 두 버튼의 크기와 위치가 확실히 달라야 하고, 작은 쪽은 반드시 상담의 앞 단계여야 합니다. 겉도는 자료를 미끼로 두면 명단만 쌓이고 문의는 그대로입니다.

밑그림은 버튼 문구를 고르기 전에, 그 버튼 앞에서 방문자의 판단이 어디까지 끝났는지부터 봅니다.
지금 사이트에서 문의 직전에 새고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짚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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