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의 완성도는,
업체 혼자 만든 게 아닙니다
강동욱 — 밑그림 대표 · 기획 우선 웹 스튜디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업체 포트폴리오의 예쁜 화면은 업체 실력만의 결과가 아닙니다. 그 고객이 가져온 사진과 이름과 예산이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봐야 할 것은 완성도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조건에서 업체가 무엇을 만들었는가입니다.
화면에는 누구 몫인지가 안 적혀 있습니다
업체를 고를 때 포트폴리오 페이지부터 여는 대표님이 많습니다. 썸네일을 넘기다가 마음에 드는 화면이 몇 개 나오면 후보에 넣습니다. 자연스러운 순서입니다. 그런데 그 썸네일 한 장은 여러 사람의 몫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촬영에 따로 돈을 들인 사진, 이미 알려진 브랜드 이름, 고객사가 오래 다듬어 온 로고와 문장. 화면에는 이 중 무엇을 업체가 만들었고 무엇을 받아서 얹었는지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막 시작한 브랜드에게 특히 크게 작용합니다. 대표님이 업체에 건넬 수 있는 재료는 대개 포트폴리오 속 고객보다 적습니다. 전문 촬영 사진이 없고, 이름을 들으면 아는 사람이 아직 없고, 보여 줄 실적도 없습니다. 좋은 재료가 들어간 사례를 기준으로 기대를 세우면 두 가지 일이 생깁니다. 재료가 적은 우리 사이트가 나왔을 때 그 차이를 업체 탓으로 읽게 되고, 반대로 재료 없이도 버티는 구조를 짜는 업체는 썸네일에서 눈에 안 띄어 후보에서 먼저 빠집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에 올라가는 것은 업체가 고른 것입니다. 잘 나온 사례를, 잘 나온 각도로 올립니다. 속임이 아니라 어느 업체나 하는 당연한 편집입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페이지끼리의 우열은 편집의 우열에 가깝습니다. 비교에 쓸 수 있는 정보를 얻으려면 썸네일 바깥을 봐야 합니다.
봐야 할 것은 합계가 아니라, 업체 쪽 몫입니다.
썸네일 대신, 이 순서로 봅니다
전부 포트폴리오 페이지와 휴대폰 한 대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앞의 네 가지는 혼자 확인하고, 마지막 하나는 상담 자리에서 물어보시면 됩니다.
- 업종이 같은 사례 말고, 조건이 같은 사례를 찾습니다. 막 시작한 브랜드였는지, 전문 촬영 사진이 있었는지, 결정 전에 비교가 일어나는 일인지. 업종이 달라도 조건이 같으면 그 사례가 우리 결과물에 가장 가깝고, 업종이 같아도 조건이 다르면 참고가 잘 안 됩니다. 조건이 비슷한 사례가 하나도 없다면 그 사실 자체를 업체에 물어볼 질문으로 적어 두시면 됩니다.
- 캡처가 아니라 실제 사이트를 휴대폰으로 엽니다. 포트폴리오 페이지에 걸린 건 대개 가장 좋은 순간의 이미지입니다. 링크가 있으면 들어가서 휴대폰으로 끝까지 내려 보세요. 글자가 읽히는지, 표나 사진이 화면 밖으로 밀려나지 않는지, 문의 버튼이 실제로 눌리는지. 사이트가 아직 살아 있는지도 봅니다. 링크가 없거나 이미 닫힌 사례만 있다면 그것도 정보입니다 — 납품 뒤에 그 사이트들이 어떻게 됐는지 물어볼 이유가 생깁니다.
- 사례끼리 뼈대가 다른지 봅니다. 서로 다른 고객의 사이트인데 첫 화면 구성, 섹션 순서, 문장의 모양이 거의 같다면 그 업체는 고객마다 설계하기보다 같은 틀에 재료를 갈아 끼우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방식이 나쁜 건 아닙니다. 빠르고 값도 낮출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 결과물의 차이는 거의 재료에서 나오기 때문에, 재료가 적은 브랜드일수록 불리해집니다. 반대로 사례마다 첫 문장의 주어나 섹션 순서가 다르다면 누군가 고객별로 판단을 했다는 흔적입니다.
- 사진을 가리고 문장만 읽습니다. 첫 화면의 사진을 손으로 가린 채 문장만 읽었을 때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 있는지 보세요. 사진은 고객이 가져온 것일 수 있지만, 무엇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뒤로 미룰지는 대개 기획하는 쪽의 몫입니다. 멋진 사진 위에 누구에게나 붙일 수 있는 문장만 올라가 있다면 그 사이트는 사진 덕을 보고 있는 겁니다. 화면의 인상과 설계의 기준을 나눠 보는 방법은 취향으로 정해도 되는 것, 정하면 안 되는 것에 정리해 뒀습니다.
- 사례 하나를 골라 "여기서 무엇을 정하셨어요"라고 묻습니다. 마음에 든 사례 하나를 짚어서, 고객이 무엇을 줬고 업체가 무엇을 정했는지, 처음 계획에서 무엇을 바꿨는지를 묻는 겁니다. 답이 구체적이면 그 사례는 업체의 몫이 설명되는 사례이고, "고객님이 만족하셨어요"에서 멈추면 그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건 화면뿐입니다. 이 답을 업체가 미리 사이트에 적어 두는 방식은 공급하는 쪽 관점에서 결과물이 비슷해 보일 때, 판단은 과정에서 갈립니다에 썼습니다.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거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해를 하나 걷어 두겠습니다. 잘 만든 화면이 많은 업체가 나쁜 업체라는 뜻이 아닙니다. 좋은 재료를 받아 제대로 살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대표님 쪽에 이미 전문 촬영 사진과 정리된 브랜드가 있다면, 그런 사례가 많은 업체가 맞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우리 조건과 사례의 조건이 다르다는 걸 모른 채, 그 화면을 우리 결과물로 상상하고 계약하는 경우입니다.
반대 방향의 실수도 있습니다. 사례가 적거나 화면이 소박하다는 이유로 바로 빼는 경우입니다.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업체라면 사례가 적은 건 당연하고, 그때 볼 것은 개수가 아니라 위의 다섯 가지 — 특히 사례마다 판단이 설명되는가입니다. 실적 없이 신뢰를 만들어야 하는 문제는 대표님 브랜드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와 같은 문제이기도 합니다.
포트폴리오를 다 봤다면 다음은 견적서입니다. 같은 "홈페이지 제작"이라는 말이 업체마다 다른 범위를 가리키는 이유와 읽는 순서는 견적 금액이 갈리는 자리는, 견적서 밖입니다에 적어 뒀습니다. 포트폴리오에서는 업체의 몫을, 견적서에서는 업체의 범위를 확인하면 두 장이 서로를 설명해 줍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후보로 올려 둔 업체의 포트폴리오를 열고 이 다섯 줄만 짚어 보시면 됩니다.
- 우리와 조건(시작 단계·가진 재료·결정 방식)이 비슷한 사례가 하나 이상 있는가?
- 사례에 실제 사이트 링크가 있고, 휴대폰으로 끝까지 열었을 때 멀쩡한가?
- 사례끼리 첫 화면 구성과 섹션 순서가 서로 다른가?
- 사진을 가리고 문장만 읽어도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는가?
- 사례 하나에 대해 "무엇을 받았고 무엇을 정했는지" 물었을 때 구체적인 답이 오는가?
"아니오"가 나온 줄은 그 업체를 뺄 이유라기보다, 상담 자리에서 물어볼 질문입니다. 판단을 하며 일한 업체라면 그 사례에서 무엇을 정했는지 기억하고 있고, 답을 듣고 나면 썸네일로는 안 보이던 차이가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업체 포트폴리오에서 제일 먼저 볼 것은 무엇인가요?+
포트폴리오 화면은 업체 실력과 고객이 가져온 사진·브랜드·예산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업종보다 시작 단계·가진 재료·결정 방식이 비슷한지를 보세요.
포트폴리오가 화려한 업체를 고르면 안 되나요?+
문제는 조건이 다른 사례의 화면을 우리 결과물로 상상한 채 계약하는 경우입니다.
포트폴리오만으로 실력을 판단할 수 있나요?+
실제 사이트를 휴대폰으로 열어 보고, 사례끼리 뼈대가 다른지 보고,
사례 하나를 골라 업체가 무엇을 정했는지 물어봐야 업체 쪽 몫이 드러납니다.
밑그림은 재료가 적은 브랜드일수록 사진보다 구조와 문장을 먼저 설계하는 웹 스튜디오입니다.
업체를 비교하기 전에 우리 쪽에서 무엇이 정해져 있는지 먼저 짚어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확인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