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마다 같은 설명을
반복하고 있다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사이트가 할 일은 문의를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님이 입을 열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할 설명을 끝내 두는 것입니다. 그 설명이 사이트에 없으면, 사이트가 할 일을 대표님이 매번 대신하게 됩니다.

문의가 오는데도 지치는 이유

문의는 옵니다. 그런데 열어 보면 늘 같은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대략 얼마인지. 대표님은 그 답을 이미 수십 번 했습니다. 매번 조금씩 다른 문장으로, 매번 처음부터.

그리고 그 대화의 상당수는 끝까지 가지 않습니다. 예산이 한참 어긋나 있었거나, 애초에 다른 걸 찾고 있었거나, 그냥 시세를 알아보는 중이었습니다. 그걸 확인하는 데 한 시간이 들었다면, 그 한 시간은 사이트가 대신 쓸 수 있었던 시간입니다.

이건 문의가 안 오는 문제와는 다른 축입니다. 문의 자체가 없다면 먼저 볼 곳은 다른 데 있습니다 — 어느 구간이 막혔는지 가르는 방법은 문의가 안 늘 때,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순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번 편은 문의는 오는데 그 뒤가 매번 비싸게 드는 경우입니다. 값이 큰 일일수록 비용은 문의 건수가 아니라 상담 한 건에 들어가는 시간에서 발생합니다.

왜 사이트에 안 적혀 있을까

대개 몰라서가 아닙니다. 적으면 불리해질까 봐 비워 둡니다. 가격을 적으면 비싸다고 할까 봐, 조건을 적으면 문의가 줄까 봐, 못 하는 걸 적으면 일감을 놓칠까 봐.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문의 주세요"만 남습니다.

그런데 방문자 입장에서 그 문장은 "판단은 연락한 다음에 하라"는 요구입니다. 값이 큰 결정일수록 사람들은 그 요구를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연락은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이 기운 다음에 하는 행동이고, 기울려면 먼저 볼 게 있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으면 대개 조용히 나갑니다.

남는 건 두 종류입니다. 이미 강하게 확신한 소수와, 아무 판단 없이 일단 던져 보는 다수. 앞은 원래 왔을 사람이고, 뒤가 대표님 시간을 쓰는 쪽입니다. 비워 두면 문의의 양은 지켜지지만 질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설명을 아껴서 얻은 문의는
대개 설명하느라 다시 잃습니다.

말하기 전에 끝내 두는 네 가지

  1. 반복되는 질문 다섯 개를 그대로 옮기십시오. 새로 쓰지 말고, 최근 상담 기록이나 메신저를 열어 실제로 여러 번 받은 질문을 찾으십시오. 상대가 쓴 표현 그대로가 좋습니다. 대표님이 다듬은 문장보다 그 표현이 다음 방문자의 검색어에 가깝고, AI가 답을 만들 때 인용하기도 좋습니다. 답은 한 문답이 그 자리만 읽어도 뜻이 통하게 적으십시오 — 이 원리는 AI에게 물어봤을 때, 우리 브랜드가 나오려면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2. 진행 순서와 기간을 적으십시오. 처음 겪는 사람은 절차를 모릅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서 어떤 단계를 지나 언제 끝나는지, 그 사이에 자기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 이걸 모르면 연락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순서가 적혀 있으면 방문자는 자기 일정에 대입해 볼 수 있고, 그 자체가 결정을 앞당깁니다. 절차를 공개하는 건 노하우를 내주는 게 아닙니다. 절차를 아는 것과 그걸 해내는 것은 다른 일이고, 상대도 그걸 압니다.
  3. 가격을 못 적겠다면 가격을 가르는 기준을 적으십시오. 금액을 그대로 여는 게 늘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아무 기준도 없으면 상대는 판단을 못 합니다. 무엇에 따라 견적이 달라지는지, 어느 규모부터 맞는지, 시작 범위는 어디까지인지를 적으면 상대가 자기 경우를 대입합니다. 여기서 걸러지는 사람은 어차피 성사되지 않았을 쪽입니다.
  4. 하지 않는 일을 적으십시오. 이게 가장 안 쓰이는데 효과는 큽니다. 어떤 경우에는 맞지 않는지, 무엇은 다루지 않는지를 적으면 사이트가 대신 거절해 줍니다. 그리고 이 문장은 남는 사람에게는 반대로 작동합니다. 아무 일이나 받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근거 없는 최상급보다 이런 한 줄이 급을 올린다는 이야기는 돈은 들였는데 싸 보이는 사이트에서 다뤘습니다.

네 가지를 적고 나면 문의 폼도 한 번 보십시오. "문의 내용"만 열어 두는 대신, 견적을 내는 데 실제로 필요한 것을 물으면 첫 답장이 왕복 두세 번을 줄입니다. 다만 항목을 늘리는 것과는 다릅니다. 대표님이 어차피 물어볼 것만 미리 묻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네 가지를 어디에 두느냐가 남습니다. 페이지 아래 구석에 몰아 두면 없는 것과 같습니다. 방문자가 결정하는 자리, 즉 문의 버튼 바로 앞이 제자리입니다 — 행동을 만드는 배치는 예쁜데 문의가 없는 홈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최근 상담 세 건을 떠올리면서 이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 세 건 모두에서 반복한 설명이 있는가? 그 설명이 사이트에 적혀 있는가?
  • 진행 순서와 기간이 사이트 어딘가에 적혀 있는가?
  • 방문자가 예산을 가늠할 단서가 하나라도 있는가?
  • 어떤 경우에는 맞지 않는지가 적혀 있는가?
  • 문의 폼이 견적에 필요한 것을 묻는가, "문의 내용"만 열어 두는가?

첫 줄에서 반복한 설명이 떠오르는데 사이트에 없다면, 그게 다음에 적을 페이지입니다. 새로 기획할 것도 없습니다 — 이미 여러 번 말한 내용이니 대표님이 제일 잘 압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홈페이지가 상담을 대신할 수 있나요?+
결정을 대신하진 못하지만, 결정 전에 반드시 오가는 설명은 대신합니다.
진행 방식·기간·준비물·맞지 않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게 있으면 상담이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듣는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가격을 꼭 적어야 하나요?+
금액을 그대로 여는 것만이 방법은 아닙니다.
대신 무엇에 따라 달라지는지, 어느 규모부터 맞는지 — 기준을 적으세요.
기준만 있어도 상대는 자기 경우를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다 적어두면 문의가 줄지 않나요?+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줄어드는 쪽은 대개 조건이 안 맞던 문의입니다.
값이 큰 일은 문의 건수보다 상담 한 건의 시간이 비용입니다.
맞는 사람은 읽고 오기 때문에 대화가 뒷단계에서 시작됩니다.

밑그림은 화면을 그리기 전에, 대표님이 매번 반복하던 말을 먼저 사이트로 옮깁니다.
지금 사이트가 그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짚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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