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소개서 PDF는,
보낸 날에 멈춥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사이트가 설명을 회사소개서 PDF에 맡기고 있다면, 그 설명은 파일을 보낸 날의 내용으로 멈춰서 돌아다닙니다. 사이트는 오늘 고치면 오늘 바뀌지만, 이미 보낸 파일은 회수할 수 없습니다. 원본은 사이트에 두고, 소개서는 날짜가 찍힌 사본으로 다루는 쪽으로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서를 받아 보세요"

신규 브랜드나 전문서비스 회사의 사이트에서 자주 보는 버튼이 있습니다. "회사소개서 다운로드". 서비스 페이지는 몇 줄로 짧고, 정말 궁금한 것 — 어디까지 해 주는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비용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 은 그 파일 안에 있습니다. 어떤 곳은 이메일을 적어야 파일을 보내 줍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대개 순서 때문입니다. 영업용 소개서를 먼저 만들었고, 디자이너가 공들인 그 파일이 사이트보다 정돈돼 보입니다. 같은 내용을 사이트에 다시 쓰는 건 번거롭고, 파일을 걸어 두면 일단 다 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문제는 그 파일이 사이트와 다르게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파일은 보낸 날에 멈춥니다

처음 몇 달의 신규 브랜드는 사업이 사이트보다 빨리 바뀝니다. 서비스 구성이 다시 묶이고, 가격 기준이 고쳐지고, 진행 순서가 바뀝니다. 사이트는 그날 고치면 그날부터 새 내용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미 보낸 소개서는 메일함과 카톡방과 상대 회사의 공유 폴더에 그날의 내용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고단가 서비스에서 이 파일은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습니다. 받은 담당자가 위에 보고할 때 첨부하고, 회의에서 후보를 비교할 때 다시 엽니다. 결정하는 사람이 읽는 건 대표님이 지금 쓰는 소개서가 아니라 그 담당자가 몇 주 전에 받은 버전입니다. 그리고 대표님은 어느 버전이 어디서 읽히고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 차이는 대개 미팅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소개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던데요"로 대화가 시작되고, 첫 미팅의 앞부분을 옛 내용을 바로잡는 데 씁니다. 사업과 사이트의 말이 어긋나는 과정은 리뉴얼할 때는, 화면이 낡았을 때가 아니라 말이 어긋났을 때입니다에서 다뤘는데, 소개서는 그 어긋남이 가장 먼저, 가장 고치기 어렵게 생기는 자리입니다.

사이트는 고칠 수 있는 원본이고,
소개서는 보낸 날의 사본입니다.

파일 안에서는, 다음 행동이 막힙니다

버전 문제만이 아닙니다. 판단 재료를 파일 안에 두면, 그 재료를 읽는 경험 자체가 사이트보다 나빠집니다.

소개서는 대개 A4나 가로 슬라이드 비율로 만들어집니다. 휴대폰에서 열면 글자가 작아 손가락으로 키우고 좌우로 옮겨 가며 읽어야 하고, 메신저나 SNS 앱 안의 브라우저에서는 파일이 바로 열리지 않고 내려받기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끝까지 읽은 사람 앞에는 문의 버튼이 없거나, 있어도 누르기 어렵습니다. 대표님 쪽에서는 누가 파일을 열었는지, 어디까지 읽고 덮었는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메일을 받고 파일을 내주는 방식은 한 겹을 더 얹습니다. 아직 비교하는 중인 사람은 연락처를 주기 전에 먼저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판단 재료를 그 문 뒤에 두면, 확인하지 못한 사람은 조용히 다른 곳을 엽니다. 숨긴 정보가 판단을 미룰 뿐이라는 이야기는 가격을 안 적으면, 아낀 게 아니라 미룬 겁니다에서 가격을 예로 했습니다.

원본과 사본의 순서를 바꾸는 다섯 가지

  1. 판단 재료를 사이트의 글자로 옮깁니다. 소개서에서 상대가 결정에 쓰는 부분 — 해 주는 범위와 안 하는 범위, 진행 순서, 비용이 정해지는 방식, 회사가 실재한다는 확인 재료 — 을 사이트 페이지에 글자로 둡니다. 다운로드 버튼 뒤에 판단 재료를 두지 않는 것이 첫 원칙입니다.
  2. 소개서에 날짜와 사이트 주소를 넣습니다. 표지나 마지막 장에 "몇 년 몇 월 기준"과 사이트 주소를 적습니다. 옛 버전이 돌아다니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읽는 사람이 이 파일이 언제 것이고 최신은 어디서 보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3. 자주 바뀌는 항목은 파일에 박지 말고 페이지로 보냅니다. 가격 기준, 일정, 진행 가능한 시기처럼 고쳐질 가능성이 높은 항목은 소개서에 확정된 것처럼 쓰기보다 "최신 기준은 이 페이지"로 연결합니다. 고쳐질 곳을 한 군데로 모으는 일입니다.
  4. 소개서의 각 장에 대응하는 페이지 주소를 붙입니다. 서비스 범위 장에는 서비스 페이지 주소를, 진행 방식 장에는 진행 방식 페이지 주소를. 담당자가 회의 자료에 파일 대신 주소를 붙일 수 있게 되고, 그 주소는 늘 최신입니다. 담당자가 들고 나가는 재료에 대해서는 B2B 사이트에서 방문자는, 결정하는 사람이 아닙니다에 정리했습니다.
  5. 고칠 때는 사이트를 먼저 고치고, 소개서는 따라서 다시 뽑습니다. 순서를 이렇게 고정해 두면 둘이 다른 말을 하는 기간이 짧아집니다. 누구에게 어느 버전을 보냈는지 한 줄씩 적어 두면, 미팅 전에 상대가 본 내용을 미리 알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소개서 마지막 장에 사이트 주소를 넣는다면, 그 주소가 메인이 아니라 소개서의 이야기를 이어받는 자리로 연결되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그 이야기는 링크를 누른 사람은, 메인이 아니라 약속을 찾아옵니다에 적었습니다.

반대 방향의 실수도 있습니다

소개서를 없애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기업이나 기관을 상대하면 결재에 첨부할 파일을 따로 요청받는 일이 있고, 미팅 전에 한 묶음으로 넘길 자료가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때는 주면 됩니다. 사이트와 같은 사실을 말하고, 날짜가 적혀 있고, 최신 내용이 어디 있는지 알려 주는 사본이라면 소개서는 제 몫을 합니다.

반대로 소개서를 사이트에 그대로 옮기는 것도 실수입니다. 슬라이드를 이미지로 잘라 페이지에 줄줄이 붙이면, 글자가 그림 안에 갇혀 복사도 검색도 안 되고 휴대폰에서는 다시 확대해서 읽어야 합니다. 옮겨야 하는 건 슬라이드의 모양이 아니라 그 안의 사실입니다. 사이트는 아직 대화하기 전인 사람이 판단하는 자리이고, 소개서는 이미 대화 중인 사람이 자리를 옮겨 남에게 설명할 때 쓰는 자료입니다. 같은 사실을 다른 순서로 말해도 됩니다. 다른 사실을 말하면 안 됩니다.

소개서와 사이트를 나란히 놓고,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지금 가장 최근에 보낸 소개서를 열고, 옆에 사이트를 띄워 두고 답해 보세요.

  • 소개서를 내려받지 않아도, 사이트에서 범위·진행 순서·비용이 정해지는 방식을 글자로 확인할 수 있는가?
  • 소개서와 사이트의 서비스 구성·가격 기준·진행 방식이 같은 말을 하는가?
  • 소개서에 만든 날짜와 사이트 주소가 적혀 있는가?
  • 소개서의 각 장에 대응하는 사이트 페이지 주소를 붙일 수 있는가?
  • 최근에 누구에게 어느 버전을 보냈는지 알 수 있는가?

두 번째 줄에 걸린다면, 소개서를 다시 만들기 전에 사이트부터 고치세요. 사이트를 맞춰 두면 다음 소개서는 그걸 옮겨 적는 일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소개서 PDF를 사이트에 올려 두면 안 되나요?+
올려 두는 것 자체는 괜찮습니다. 문제는 사이트가 설명을 그 파일로 미루는 경우입니다.
판단에 필요한 내용이 이미 페이지에 글자로 있고, 파일은 들고 가기 편한 사본으로 함께 놓여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메일을 받고 소개서를 보내면 연락처가 쌓이지 않나요?+
연락처는 쌓입니다. 다만 아직 비교하는 중인 사람은 연락처를 주기 전에 먼저 확인하고 싶어 하고, 판단 재료가 그 뒤에 있으면 확인하지 못한 사람은 그냥 떠납니다.
떠난 사람은 숫자로 남지 않기 때문에 대표님 쪽에서는 그 손실이 보이지 않습니다. 연락처를 받고 싶다면, 판단 재료가 아니라 이미 판단한 사람에게 쓸모 있는 추가 자료에 거는 편이 맞습니다.
사이트에 다 적으면 소개서는 필요 없지 않나요?+
하는 일이 다릅니다. 사이트는 아직 대화하기 전인 사람이 판단하는 자리이고, 소개서는 이미 대화 중인 사람이 자리를 옮겨 다른 사람에게 우리를 설명할 때 쓰는 자료입니다.
그래서 순서와 분량은 달라도 됩니다. 같아야 하는 건 범위·조건·가격 기준 같은 사실입니다.

밑그림은 소개서에 들어 있던 판단 재료를 사이트의 원본으로 옮기고, 무엇이 자주 바뀌는지부터 정한 뒤 구조를 짜는 웹 스튜디오입니다.
지금 사이트가 방문자의 판단 재료를 화면에 직접 두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먼저 짚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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