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큰 결정을 받으려 하면,
실적 없는 쪽이 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후기도 실적도 아직 없는 회사가 값이 큰 일을 처음부터 통째로 계약하자고 하면, 방문자는 그 결정을 받쳐 줄 근거를 사이트에서 끝내 찾지 못합니다. 그럴 때 문장을 더 쌓아 설득하려 하기보다 결정의 크기를 줄이는 편이 빠릅니다. 거기서 멈춰도 고객 손에 쓸 수 있는 결과물이 남는 첫 단계를 만들고, 사이트가 그 단계를 가리키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설득이 아니라, 결정의 크기일 때가 있습니다

결정은 클수록 근거를 많이 요구합니다. 컨설팅 착수, 교육 과정 도입, 시공 계약, B2B 서비스 도입처럼 금액도 기간도 큰 일이라면, 고객은 "이 회사에 이 일 전체를 맡겨도 되는가"를 한 번에 정해야 합니다.

이름이 알려진 회사는 그 근거의 상당 부분을 이름과 실적이 대신 채워 줍니다. 신규 브랜드에는 그게 없습니다. 그래서 같은 크기의 결정을 사이트의 문장만으로 받쳐야 하는데, 문장으로는 다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때 흔히 하는 일이 글을 더 길게 쓰는 것입니다. 그 길어진 자리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글이 길어진 자리는, 확신이 없는 자리입니다에 적었습니다.

문장을 아무리 다듬어도 방문자가 정해야 하는 결정의 크기는 그대로입니다. 근거가 모자란 게 아니라, 요구하는 결정이 지금 가진 근거에 비해 큰 것입니다.

사이트에 계단이 하나뿐일 때 생기는 일

많은 사이트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소개를 읽고, 상담을 신청하고, 상담 뒤에 전체 계약을 정합니다. 무료 상담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문턱을 낮춰 주지만, 그 뒤에 기다리는 결정의 크기는 조금도 줄여 주지 않습니다. 상담 앞에 둘 작은 계단은 "무료 상담"이 안 눌리는 건, 식상해서가 아닙니다에서 다뤘고, 이 글은 상담 뒤 — 계약 쪽의 첫 계단 이야기입니다.

계단이 하나뿐이면 대표님 쪽에서는 이런 장면이 반복됩니다. 상담 분위기는 좋았고 질문도 많았는데, 견적을 보낸 뒤 "내부에서 검토해 보겠습니다"로 멈춥니다. 고객이 거절한 게 아니라, 아직 그 크기의 결정을 내릴 만큼 우리를 겪어 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겪어 볼 방법은 사이트에도 상담에도 없었습니다.

실적이 없을 때 먼저 줄일 것은 의심이 아니라 결정의 크기입니다.
작은 결정 하나가 끝나면, 그것이 다음 결정의 실적이 됩니다.

첫 단계를 설계하는 다섯 가지

  1. 전체 일의 앞부분에서, 거기서 멈춰도 결과물이 남는 단계를 떼어냅니다. 진단과 보고서, 설계안, 현장 실측과 시공 계획서, 파일럿 과정 한 회. 기준은 하나입니다. 고객이 거기서 멈춰도 손에 쓸 수 있는 것이 남는가. 아무것도 남지 않는 "맛보기"는 첫 단계가 아니라 영업 절차입니다.
  2. 첫 단계에 값을 매깁니다. 무료로 주는 결과물은 아무리 공들여도 영업 자료로 읽히고, 받는 쪽도 주는 쪽도 그만큼 가볍게 다룹니다. 값을 받는다는 건 이 단계가 그 자체로 하나의 일이라는 선언입니다. 금액은 업종과 일의 무게에 따라 정할 일이고, 본 계약으로 이어질 때 그 금액을 빼 줄지는 선택입니다. 다만 빼 준다면 그 조건을 같이 적습니다.
  3. 첫 단계에서 무엇을 받는지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산출물이 무엇이고, 언제, 어떤 형태로 넘어가는지. 그리고 그것을 받은 고객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른 업체에 가져가도 쓸 수 있다고 적는 건 손해처럼 보이지만, 그 한 줄이 이 단계가 미끼가 아니라는 가장 짧은 증명입니다.
  4.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조건을 적습니다. 이어갈지를 고객이 언제 정하는지, 그때 무엇을 보고 정하면 되는지, 이어가지 않으면 어떻게 끝나는지. 계약 도중에 멈추는 경로를 적는 일은 잘 될 거라는 말보다, 안 될 때 어떻게 되는지를 적어 주세요에서 다뤘습니다. 첫 단계는 그 한 걸음 앞에서, 멈춰도 되는 지점을 처음부터 설계에 넣는 일입니다.
  5. 가격 자리와 문의 버튼을 첫 단계에 맞춥니다. 가격 자리에는 전체 일의 시작점과 함께 첫 단계의 금액과 범위를 적고, 문의 버튼은 막연한 상담 신청 대신 첫 단계 신청을 가리키게 합니다. 진행 과정 그림에서도 첫 단계를 독립된 칸으로 그립니다. 가격을 어디까지 적을지는 가격을 안 적으면, 아낀 게 아니라 미룬 겁니다에 정리해 뒀습니다.

반대 방향의 실수도 있습니다

첫 단계를 미끼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낮은 값으로 열어 놓고 정작 쓸 만한 결과물은 본 계약에서만 준다면, 고객은 첫 단계가 끝나는 순간 그 구조를 알아챕니다. 그때부터 사이트의 다른 문장도 같은 할인율로 읽힙니다. 한 문장의 과장이 나머지 전부를 깎는 구조는 작은 회사가 크게 보이려 하면, 가장 비싼 순간에 들킵니다에서 다뤘습니다.

너무 잘게 쪼개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단계마다 새로 결정하라고 하면, 결정의 크기는 줄어도 결정의 횟수가 늘어 고객 쪽 일이 됩니다. 첫 단계는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 뒤는 원래 크기의 계약으로 이어가면 됩니다.

그리고 모든 일에 맞는 방법은 아닙니다. 한 번에 끝나야 의미가 있는 일, 소개를 받아 이미 마음을 정하고 온 고객에게 첫 단계를 강요하면 오히려 돌아가는 길이 됩니다. 그런 경우에는 결정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결정의 위험을 줄이는 쪽 — 안 될 때의 경로를 적는 쪽 — 이 맞습니다.

결정을 앞둔 사람의 눈으로,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지금 사이트의 진행 과정·가격·문의 영역을 띄워 두고, 우리를 처음 알게 된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답해 보세요.

  • 고객이 처음 내리는 돈이 드는 결정이 전체 계약 하나뿐인가?
  • 전체 일의 앞부분에, 거기서 멈춰도 결과물이 남는 단계가 있는가?
  • 그 단계에서 무엇을, 언제, 어떤 형태로 받는지 적혀 있는가?
  • 다음 단계로 이어갈지를 고객이 언제, 무엇을 보고 정하는지 적혀 있는가?
  • 가격 자리와 문의 버튼이 첫 단계를 가리키고 있는가?

첫 줄에 "그렇다"고 답하셨다면, 두 번째 줄이 오늘의 숙제입니다. 그리고 그 숙제는 사이트 작업이 아니라 상품 작업입니다. 어떤 단계를 떼어낼지 정해지면, 사이트는 그것을 옮겨 적는 자리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첫 단계만 하고 떠나는 고객이 생기면 손해 아닌가요?+
값을 받는 단계라면 그 고객과는 일한 만큼 정산이 끝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보고 안 맞는다고 판단해 떠난 거라면, 큰 계약을 하고 중간에 어긋나는 것보다 양쪽 모두 비용이 적습니다.
얼마나 이어지고 얼마나 떠날지는 업종과 고객마다 달라 미리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떠나는 이유를 첫 단계에서 들을 수 있다는 건, 큰 계약에서는 얻기 어려운 정보입니다.
진단을 무료로 해 주는 편이 문의가 더 많지 않나요?+
문의 수는 늘 수 있습니다. 다만 무료로 받은 결과물은 영업 자료로 읽히고, 대표님 시간은 결정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들어갑니다.
판별 기준은 하나입니다. 그 결과물을 고객이 다른 곳에 가져가도 쓸 수 있을 만큼의 일인가. 그렇다면 값을 매길 일이고, 아니라면 그건 첫 단계가 아니라 상담입니다.
저희 일은 중간에 쪼개기가 어려운데요?+
쪼갤 수 없는 일도 분명히 있습니다. 먼저 착수 전의 계획·설계·실측 단계만이라도 따로 떼어 결과물로 남길 수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것도 안 되는 일이라면 결정의 크기 대신 결정의 위험을 줄이는 쪽으로 갑니다. 중간에 멈추거나 결과가 어긋날 때 어떻게 되는지를 미리 적어 두는 방법입니다.

밑그림은 화면을 그리기 전에, 방문자가 처음 내릴 결정이 무엇이고 얼마나 큰지부터 정하는 웹 스튜디오입니다.
지금 사이트가 방문자에게 너무 큰 결정을 한 번에 요구하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먼저 짚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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