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을 다 적으면,
잘하는 일이 안 보입니다
강동욱 — 밑그림 대표 · 기획 우선 웹 스튜디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할 수 있는 일을 전부 같은 무게로 사이트에 적으면, 대표님 눈에는 역량의 넓이로 보이지만 우리를 처음 본 사람 눈에는 어느 것도 전문은 아닌 곳으로 읽힙니다. 서비스를 지우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문을 하나 정하고, 나머지를 그 정문과의 관계대로 배치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다 적게 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몇 달의 신규 브랜드는 들어오는 일을 가리지 않습니다. 컨설팅을 하려고 시작했는데 교육 의뢰가 오고, 교육을 하다 보니 운영 대행까지 맡게 됩니다. 실제로 매출이 여러 갈래에서 나오니, 사이트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그 문의를 놓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메뉴에 할 수 있는 일이 나란히 올라갑니다.
이 판단은 틀린 계산이 아닙니다. 다만 대표님이 보는 목록과 방문자가 보는 목록이 다릅니다. 대표님은 그 목록을 지난 몇 달의 이력으로 읽습니다. 하나하나 실제로 해낸 일이고, 각각에 얼굴과 사정이 붙어 있습니다. 처음 온 사람에게는 그 이력이 없습니다. 그 사람 앞에 있는 건 같은 크기의 제목 여러 개뿐입니다.
처음 온 사람은 넓이를 다르게 읽습니다
방문자는 대개 자기 문제 하나를 들고 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주로 다루는 곳을 찾습니다. 비교 후보 중에 그 일 하나만 하는 곳이 있으면, 실제 실력과 상관없이 그쪽이 더 깊어 보입니다. 판단할 재료가 적을 때 사람은 집중을 깊이의 대신으로 씁니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회사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여러 서비스는 규모로 읽히고, 각각을 해낼 사람이 따로 있을 거라고 짐작해 줍니다. 처음 보는 회사에는 그 짐작이 붙지 않습니다. 같은 목록이 이번에는 "한 가지를 정하지 못한 곳"으로 읽힙니다.
화면에서도 비용이 생깁니다. 자리를 서비스 수만큼 나누면 각 서비스에 돌아가는 설명이 얕아집니다. 그 결과 방문자가 정말 궁금한 것 — 내 경우를 해 본 적이 있는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 이 어느 서비스에도 충분히 적히지 않습니다. 값이 큰 일이라면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방문자는 이 회사를 위에 옮겨 말해야 하는데, "여기 뭐 하는 데야?"라는 질문에 한 줄로 답이 안 나옵니다. 옮겨지는 한 줄의 문제는 전문용어는 실력이 아니라, 독자를 고릅니다에서 다뤘습니다.
처음 보는 회사의 넓이는 초점이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사이트에 적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다릅니다
여기서 많이 나오는 걱정이 있습니다. 하나를 앞세우면 나머지 일은 안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사이트에서 정문을 하나로 정한다고 다른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닙니다. 사이트가 맡는 건 처음 온 사람의 첫 판단이고, 넓이는 그다음에 꺼내도 됩니다. 상담에서 "이것도 하세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그건 정문이 제 역할을 해서 대화가 시작됐다는 뜻입니다.
메인 화면에 무엇을 얼마나 무겁게 둘지는 메인에 다 넣으면,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에서 다뤘습니다. 그 글이 화면의 순서 이야기라면, 이 글은 그보다 한 칸 앞 — 우리가 무엇으로 알려질지를 정하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안 정해져 있으면 메인의 순서도 정해지지 않습니다.
정문을 정하고 나머지를 배치하는 다섯 가지
- 정문을 하나 정합니다. 기준은 지금 매출이 가장 큰 일이 아닙니다. 두 가지를 물어보세요 — 처음 본 사람이 우리를 고를 이유가 가장 분명한 일은 무엇인가, 앞으로 더 받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둘이 같다면 고민할 게 없습니다. 다르면 뒤쪽이 정문입니다. 사이트는 지난 매출을 정리하는 곳이 아니라 앞으로 올 문의를 고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 나머지 서비스를 세 갈래로 나눕니다. 정문 고객이 그다음에 필요로 하는 일인가(이어지는 일), 다른 사람이 다른 이유로 찾는 일인가(다른 고객의 일), 아니면 들어와서 받았을 뿐 앞으로 더 받고 싶지는 않은 일인가(정리할 일). 이어지는 일은 정문 페이지 안에서 "그다음" 자리에 둡니다. 정리할 일은 사이트에서 내리고, 들어오면 상담에서 받으면 됩니다.
- 다른 고객의 일에는 자기 입구를 줍니다. 찾는 사람이 다른 서비스를 한 페이지에 섞으면 서로의 설명이 서로를 방해합니다. 메인에는 갈림길만 두고, 각 입구 페이지는 그 방문자 한 명만 보고 씁니다. 광고나 제안 메일의 링크도 메인이 아니라 해당 입구로 보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링크를 누른 사람은, 메인이 아니라 약속을 찾아옵니다에 적었습니다.
- 이 일들을 같이 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왜 한 회사가 이 일들을 함께 하는가." 이 문장이 적히면 목록의 넓이가 구조가 됩니다. 예를 들어 같은 고객의 문제를 단계별로 따라가기 때문이라면, 그 단계가 곧 서비스의 순서가 됩니다. 문장이 안 나온다면 그 일들은 사이트에서 같이 있을 이유가 아직 없는 것입니다.
- 판단 재료를 정문 서비스에 먼저 몰아줍니다. 진행 순서, 판단 기준, 해 주는 범위와 안 하는 범위, 이 일을 맡았던 이력 — 재료를 서비스 수만큼 나눠 얇게 펴지 말고, 정문에 먼저 충분히 채웁니다. 실적이 아직 적어도 과정과 기준은 오늘 적을 수 있습니다. 그 재료를 어떻게 적는지는 결과물이 비슷해 보일 때, 판단은 과정에서 갈립니다에 정리했습니다.
반대 방향의 실수도 있습니다
정문을 정했다고 나머지를 전부 지우는 것도 실수입니다. 이어지는 일까지 지우면, 상담에 온 고객이 다음 단계를 맡길 수 있다는 걸 모른 채 다른 곳을 찾습니다. 정문 페이지 끝에 "그다음"이 한 줄이라도 있으면 그 대화는 사이트가 먼저 열어 둡니다.
서비스마다 사이트를 따로 만드는 것도 대개는 답이 아닙니다. 찾는 사람이 완전히 다르고 서로 소개될 일도 없을 때가 아니라면, 한 사이트 안에서 입구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사이트가 늘면 고칠 곳도,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될 곳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그 관리 비용은 사이트에 붙은 부품은, 전부 관리할 일로 돌아옵니다에서 다뤘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문을 자주 바꾸지 마세요. 이번 달 문의가 많았던 일로 매번 정문을 옮기면, 사이트는 다시 "정하지 못한 곳"으로 돌아갑니다. 정문은 지난달의 결과가 아니라 다음 계절의 방향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서비스 메뉴를 열어 놓고, 다섯 줄을 짚어 보세요
지금 사이트의 서비스 메뉴와 첫 화면을 띄워 두고 답해 보세요.
- 우리를 처음 본 사람이 첫 화면만 보고 "여기는 ___을 하는 곳"의 빈칸을 한 가지로 채울 수 있는가?
- 여러 서비스 중 무엇이 정문인지가 화면의 자리·크기·순서로 드러나는가, 전부 같은 무게인가?
- 나머지 서비스마다 이어지는 일·다른 고객의 일·정리할 일 중 어디에 속하는지 정해 두었는가?
- 다른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자기 입구 페이지를 갖고 있는가?
- 이 일들을 한 회사가 같이 하는 이유가 한 문장으로 적혀 있는가?
첫 줄의 빈칸을 서비스 이름 여러 개로만 채울 수 있다면, 디자인을 고치기 전에 정문부터 정하세요. 정문이 정해지면 메인의 순서와 메뉴의 이름은 거기서 따라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하나를 앞세우면 다른 서비스 문의가 줄지 않나요?+
먼저 지금 그 서비스의 문의가 어디서 오는지 보세요. 기존 고객의 소개나 재의뢰로 오는 문의라면, 사이트의 배치보다 관계를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문을 무엇으로 정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둘이 다르면 뒤쪽을 정문으로 두는 편이 맞습니다. 사이트는 지난 매출이 아니라 앞으로 올 문의를 고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일을 확인시킬 재료 — 진행 순서, 판단 기준, 안 하는 일 — 를 함께 적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서비스마다 사이트를 따로 만드는 건 어떤가요?+
사이트가 늘면 고칠 곳도,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될 곳도 그만큼 늘어납니다.
밑그림은 화면을 그리기 전에, 이 회사가 처음 본 사람에게 무엇으로 알려져야 하는지부터 정하는 웹 스튜디오입니다.
지금 사이트가 처음 온 사람에게 한 가지로 읽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먼저 짚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