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은, 버릴 것보다
남길 것부터 정합니다
강동욱 — 밑그림 대표 · 기획 우선 웹 스튜디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리뉴얼에서 먼저 정할 것은 무엇을 바꿀지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지입니다. 기준은 취향이 아니라 지금 사이트 밖에서 일하고 있는가입니다. 페이지 주소, 고객이 반응한 문장, 문의가 들어오던 길처럼 화면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새로 만들 때 가장 쉽게 버려집니다.
다시 만들기로 하면, 전부 낡아 보입니다
리뉴얼은 대개 불만에서 시작합니다. 화면이 낡아 보이고, 지금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고, 경쟁사 사이트를 보고 나면 우리 쪽이 초라해 보입니다. 그 상태에서 지금 사이트를 다시 열면 남길 만한 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색도, 서체도, 배치도, 문장도 전부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제작 쪽도 백지에서 시작하는 편이 편합니다. 옛 구조를 뜯어보고 무엇이 일하고 있었는지 확인하는 일은 시간이 들고 견적서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 사이트는 참고만 하고 새로 갑니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화면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이 결정은 틀리지 않습니다. 색과 서체와 배치는 바꿔도 되는 것들입니다. 문제는 사이트가 하던 일은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화면 밖에서 일하던 것들
페이지 주소. 검색엔진은 페이지를 주소로 기억합니다. 블로그 글, 소개 자료, 제안서, 누군가 저장해 둔 링크도 전부 주소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새 사이트가 주소 규칙을 바꾸면 그 주소들은 한꺼번에 없는 페이지로 떨어집니다. 사이트는 새로 떴는데 바깥에서 들어오던 길이 끊긴 상태입니다. 검색에 안 나오는 상태가 어떻게 갈리는지는 "검색에 안 나와요"는, 세 가지 다른 상태입니다에 정리했습니다.
고객이 반응한 문장. 상담에서 "사이트에서 그 문장 보고 연락드렸어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그 문장은 일하고 있던 것입니다. 새 카피를 쓸 때 이런 문장이 "더 세련되게" 다듬어지면서 사라지는 일이 흔합니다. 고객이 따라 말한 표현은 대표님 머릿속 표현보다 방문자에게 가깝습니다.
문의가 들어오던 길. 문의가 실제로 어느 페이지를 거쳐, 어느 버튼으로 들어왔는지입니다. 새 구조에서 그 버튼의 위치가 바뀌거나 그 페이지가 다른 페이지에 합쳐지면, 디자인은 나아졌는데 문의가 줄어드는 일이 생깁니다.
검색 입구로 일하던 글. 오래전에 쓴 글이 지금도 검색으로 사람을 데려오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낡아 보인다고 지우면 그 입구가 함께 사라집니다. 글이 어떻게 입구가 되는지는 홈페이지 속 블로그는, 소식란이 아니라 입구입니다에서 다뤘습니다.
사이트가 하던 일은 화면 밖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남길 것과 버릴 것을 가르는 기준
기준은 하나입니다. 일한 증거가 있는 것은 남기고, 취향으로 정해진 것은 버려도 됩니다. 검색에서 사람을 데려온 페이지, 문의로 이어진 경로, 고객이 따라 말한 문장에는 증거가 있습니다. 반대로 "그때 예뻐 보여서" 넣은 섹션, 아무도 누르지 않은 메뉴,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페이지는 버려도 잃을 것이 없습니다. 무엇을 취향으로 정해도 되는지는 취향으로 정해도 되는 것, 정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선에서 갈립니다.
남긴다는 것은 그대로 둔다는 뜻이 아닙니다. 주소는 새 규칙으로 바꾸더라도 옛 주소에서 새 주소로 이어 주면 됩니다. 문장은 다듬더라도 고객이 반응한 핵심 표현은 살립니다. 문의 경로는 위치가 바뀌더라도 지금보다 멀어지지 않게 합니다. 모양은 바꾸고, 하던 일은 옮기는 것입니다. 사이트의 어느 층을 바꿀지는 새로 만들었는데, 또 같은 자리라면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리뉴얼 전에, 이 순서로 정리합니다
- 지금 사이트의 페이지 주소 목록을 뽑습니다. 제작 업체나 플랫폼에 요청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주소마다 새 사이트의 어느 페이지로 갈지 짝을 지어 둡니다. 없어지는 페이지도 가장 가까운 내용의 페이지로 이어 줍니다. 오픈 뒤에는 옛 주소 몇 개를 직접 눌러 새 페이지로 넘어가는지 확인합니다. 그 확인 순서는 납품 확인은, 대표님 화면 밖에서 해야 합니다에 있습니다.
- 문의가 어디서 왔는지 확인합니다. 최근 문의 메시지와 상담 기록을 열고, 어떻게 알고 왔는지, 어느 페이지를 보고 연락했는지를 적습니다. 그 경로는 새 구조에서도 같은 거리 이하로 유지합니다.
- 고객이 쓴 말을 모읍니다. 상담과 문의에서 반복되는 단어, 고객이 그대로 따라 말한 문장을 적습니다. 새 카피는 이 목록에서 출발합니다. 대표님이 설명하고 싶은 말과 고객이 알아듣는 말이 다를 때는 고객 쪽을 남깁니다.
- 검색에 걸리는 페이지를 확인합니다. 구글 서치 콘솔이나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가 연결되어 있다면, 노출과 클릭이 있는 페이지를 확인합니다. 이 페이지들은 지우지 않고 내용을 새로 고칩니다.
- 그다음에 버릴 것을 정합니다. 위 네 목록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페이지, 섹션, 기능이 버릴 후보입니다. 버리는 것마다 이유를 한 줄씩 적어 두면, 제작 중에 "이것도 넣을까요"라는 질문에 같은 기준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쓰지 않는 기능이 남기는 일은 사이트에 붙은 부품은, 전부 관리할 일로 돌아옵니다에 썼습니다.
기록이 없어도, 반대로 너무 많이 남겨도
신규 브랜드는 운영 기간이 짧아 들여다볼 기록이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주소 목록은 지금 뽑을 수 있고, 상담에서 어떤 설명이 통했는지는 대표님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록이 모자라면 상담 메모와 대표님의 기억이 첫 재료입니다. 어느 구간이 막혀 있는지부터 보고 싶다면 문의가 안 늘 때,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순서를 먼저 거치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쪽 실수도 있습니다. 남길 것을 지나치게 넓게 잡아서 새 사이트가 옛 구조를 그대로 복제하는 경우입니다. 메뉴 순서도, 페이지 구성도, 첫 화면의 문장도 "혹시 몰라서" 그대로 두면 리뉴얼은 색만 바뀐 같은 사이트가 됩니다. 남기는 대상은 하던 일이지 모양이 아닙니다. 증거가 없는 것까지 지키고 있다면, 그건 남기는 게 아니라 결정을 미루는 것입니다.
리뉴얼 전에 확인해 보세요
지금 사이트를 열고, 리뉴얼 견적을 받기 전에 답해 보세요.
- 지금 사이트의 페이지 주소 목록을 갖고 있는가?
- 없어질 주소마다 이어질 새 주소가 정해져 있는가?
- 최근 문의가 어느 페이지, 어느 버튼을 거쳐 왔는지 말할 수 있는가?
- 고객이 상담에서 그대로 따라 말한 문장을 하나 이상 적을 수 있는가?
- 버리기로 한 것마다 왜 버리는지 한 줄 이유가 있는가?
첫 번째 줄에 "없다"고 답하셨다면, 리뉴얼 견적보다 주소 목록을 먼저 요청하세요. 그 목록이 새 사이트가 이어 받아야 할 일의 출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주소가 바뀌면 검색 노출이 정말 사라지나요?+
이 설정이 없으면 옛 주소는 없는 페이지가 되고, 새 페이지는 처음 보는 페이지로 다시 평가받습니다.
얼마나 잃는지는 사이트마다 달라 단정할 수 없지만, 이어 주는 일은 작고 이어 주지 않아 생긴 손해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는 리뉴얼도 마찬가지인가요?+
옮기기 전에 지금 주소 목록을 먼저 뽑아 두고, 도메인이 대표님 명의인지, 새 쪽에서 옛 주소를 이어 줄 수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플랫폼 계정에 묶인 것들을 푸는 일까지 계산에 넣어야 일정이 어긋나지 않습니다.
운영한 지 얼마 안 돼서 남길 게 거의 없는데요?+
그리고 이번에 만드는 사이트는 다음 리뉴얼 때 남길 것이 보이도록 만드십시오.
문의가 어느 페이지를 거쳐 왔는지 알 수 있게 해 두면, 다음 판단은 기억이 아니라 기록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밑그림은 다시 만들기 전에, 지금 사이트가 하던 일부터 확인하는 웹 스튜디오입니다.
지금 사이트에서 남길 자리와 버려도 되는 자리가 어디인지 짚어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