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확인은,
대표님 화면 밖에서 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오픈 전 검수에서 대표님이 보시는 화면은 사이트가 가장 좋아 보이는 조건의 화면입니다. 그래서 검수는 색과 문구를 다시 보는 쪽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오픈 뒤에 문제가 되는 건 대개 화면이 아니라 누른 뒤에 일어나는 일이고, 그 실패는 누구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검수 때 보는 화면은 가장 좋은 조건의 화면입니다

업체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라며 링크를 보내오면, 대부분 사무실 컴퓨터로 엽니다. 넓은 모니터, 빠른 회선, 그리고 무엇보다 내용을 이미 다 아는 눈입니다. 몇 주 동안 원고를 쓰고 시안을 보고 답을 주신 분이니, 첫 화면의 문장이 무슨 뜻인지 읽기도 전에 압니다.

이 조건에서 보면 할 말이 보이는 것 쪽으로 모입니다. 이 사진이 조금 어둡다, 이 문장은 한 줄로 줄이자, 버튼 색이 약하다. 전부 눈에 바로 보이고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틀린 지적은 아닙니다. 다만 이 목록에는 화면에 안 보이는 것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순서와 마감은 이미 시안 단계에서 확정한 층입니다. 그 과정을 완성된 시안 한 장은 마감부터 읽힌다에 적었는데, 검수에서 같은 층을 다시 여는 건 확인이 아니라 재논의입니다. 오픈은 밀리고, 정작 확인해야 할 것은 그 사이에 확인되지 않은 채 지나갑니다.

오픈 뒤에 문제가 되는 건 누른 뒤의 일입니다

오픈 뒤에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들은 성격이 다릅니다. 문의 폼을 눌렀는데 그 메일이 스팸함으로 들어가는 일. 담당자가 바뀌어서 알림이 이제 아무도 안 보는 주소로 가는 일. 카톡방에 사이트 주소를 붙였더니 제목 대신 "홈" 한 단어와 빈 칸이 뜨는 일. 제작 중에 걸어 둔 검색 차단 설정이 그대로 남은 일. 예시로 넣어 둔 전화번호가 문의 버튼 뒤에 연결된 일.

이런 문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방문자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문의를 보냈는데 답이 없으면, 방문자는 "이 회사는 답이 늦구나"라고 생각하고 다음 후보에게 연락합니다. 사이트가 고장 났다고 알려 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표님은 그걸 문의가 없다는 사실로만 알게 되고, 그때부터는 원인을 거꾸로 찾아야 합니다. 그 순서는 문의가 안 늘 때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순서에 있지만, 오픈 전에 확인했으면 찾을 필요가 없었던 문제입니다.

신규 브랜드와 고단가 서비스에서는 이 비용이 더 큽니다. 문의 한 건의 무게가 크고, 처음 온 사람은 기다려 줄 이유가 없습니다. 이름을 이미 아는 고객이라면 다시 전화라도 하겠지만, 처음 본 이름에게는 다시 연락할 이유가 없습니다.

검수는 화면을 다시 보는 자리가 아니라
대표님이 없을 때 사이트가 일하는지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오픈 전에, 이 순서로 확인합니다

업체가 이미 확인했을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래는 대표님 쪽에서만 확인되는 것이 섞여 있어서, 직접 한 번은 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1. 문의를 직접 보내 봅니다. 대표님 기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휴대폰으로, 사이트에 열어 둔 채널을 전부 한 번씩 눌러 봅니다. 폼이라면 그 메일이 어느 주소의 어느 칸(받은편지함인지 스팸함인지)에 도착하는지, 자동 답장이 간다면 무슨 말이 가는지, 그 주소를 실제로 매일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까지 확인합니다. 카톡이나 전화라면 담당자가 자리에 없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봅니다. 채널마다 지켜야 할 응답 약속은 카톡·전화·폼, 무엇을 열지에 정리해 뒀습니다.
  2. 대표님 화면이 아닌 곳에서 엽니다. 지인의 휴대폰으로, 와이파이 대신 데이터로, 그리고 카톡이나 인스타그램 안에서 링크를 눌렀을 때 열리는 브라우저로 엽니다. SNS나 메신저에서 넘어오는 방문자는 대개 이 경로로 들어옵니다. 글자가 화면 밖으로 넘치지 않는지, 문의 버튼이 다른 요소에 가려지지 않는지, 첫 화면이 비어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은지를 봅니다. 왜 이 조건이 중요한지는 사이트가 느릴 때 먼저 잃는 것에 썼습니다.
  3. 주소를 붙여 봅니다. 카톡 대화방에 사이트 주소를 붙이면 제목, 설명, 이미지가 한 칸으로 뜹니다. 소개로 들어오는 서비스라면 이 한 칸이 사이트보다 먼저 보이는 첫인상입니다. 메인만이 아니라 서비스 페이지 주소도 붙여 봅니다. 모든 페이지가 같은 제목으로 뜨면, 담당자가 사내에 전달한 링크가 무슨 페이지인지 받는 사람이 알 수 없습니다. 이 전달 경로는 B2B 사이트에서 방문자는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다에서 다뤘습니다. 한 번 공유된 미리보기는 나중에 고쳐도 한동안 예전 모습으로 뜨는 경우가 있어서, 오픈 전에 보는 편이 가장 쌉니다.
  4. 임시로 넣은 것을 찾아냅니다. 제작 중에는 자리를 잡으려고 임시 재료가 들어갑니다. 샘플 문구, 임시 사진, 예시 전화번호와 이메일, 아직 연결 안 된 버튼, 제작 중 걸어 둔 검색 차단 설정. 이게 오픈 때 남아 있으면 앞의 것들은 방문자가, 마지막 것은 검색엔진이 먼저 발견합니다. 검색 차단이 남았을 때 생기는 일은 "검색에 안 나와요"는 세 가지 다른 상태에 있습니다. 폼으로 이름과 연락처를 받는다면 개인정보 처리방침이 연결돼 있는지, 사업자 정보가 푸터에 맞게 적혀 있는지도 같이 봅니다.
  5. 오픈 뒤 첫 확인 날짜를 정해 둡니다. 검수는 오픈일에 끝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자의 문의가 한 건 들어와서 담당자 손에 닿는 것까지가 검수입니다. 오픈 뒤 며칠 안에 한 번 더 문의를 보내 보고, 그때 누가 확인할지 이름을 정해 둡니다. 도메인과 계정이 누구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지도 이때 확인합니다. 그 뒤의 일은 납품 뒤에 멈춘 사이트는 고장 난 게 아니다에 이어집니다.

전부 대표님이 할 일은 아닙니다

위 목록을 대표님 혼자 다 하시라는 뜻은 아닙니다. 링크가 끊겼는지, 화면이 기기마다 깨지는지는 업체가 확인할 일이고, 대개 업체 쪽에 확인 목록이 따로 있습니다. 필요한 건 그 목록을 받아 보는 것입니다. "다 됐습니다"라는 말 대신 무엇을 어떤 조건에서 확인했는지를 달라고 하시면, 대표님이 볼 것은 그 목록에 없는 칸만 남습니다.

그 대화 자체가 업체를 가르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확인 목록을 먼저 내미는 곳이 있고, 요청해야 겨우 나오는 곳이 있고, 목록이라는 게 없는 곳도 있습니다. 앞으로 사이트를 바꿀 때마다 같은 확인이 반복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차이는 오픈 하루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대쪽 실수도 하나 있습니다. 검수를 마지막 수정 기회로 쓰는 것입니다. 오픈 직전에 색이나 배치를 바꾸기 시작하면, 확정했던 결정을 다시 여는 비용이 한꺼번에 청구됩니다. 일정이 어디서 늘어나는지는 제작 기간을 정하는 건 업체의 속도가 아니다에 썼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화면이 있다면 목록으로 적어 두고, 오픈 뒤 첫 수정으로 따로 잡는 편이 대개 낫습니다.

오픈 전날, 이것만 확인해 보세요

이미 오픈한 사이트라도 지금 해 볼 수 있는 목록입니다.

  • 다른 사람 휴대폰으로 보낸 문의가 매일 보는 사람의 받은편지함에 도착했는가?
  • 카톡·인스타 안의 브라우저로 열어도 문의 버튼이 보이고 눌리는가?
  • 카톡방에 주소를 붙였을 때 페이지마다 맞는 제목이 뜨는가?
  • 샘플 문구·임시 사진·예시 연락처·검색 차단 설정이 하나도 남지 않았는가?
  • 오픈 뒤 첫 실제 문의를 누가 언제 확인할지 정해져 있는가?

이 중에 하나라도 "아마 될 것"이라고 답하셨다면, 그 칸이 오늘 직접 눌러 볼 칸입니다. 확인은 추측이 아니라 한 번 눌러 본 결과로만 채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업체가 검수를 다 해 준다는데, 제가 또 봐야 하나요?+
업체가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나뉩니다. 화면이 깨지는지, 링크가 끊겼는지는 업체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의가 대표님 메일함의 어느 칸에 도착하는지, 그걸 실제로 누가 읽는지, 대표님 고객이 주로 어떤 기기와 앱으로 들어오는지는 대표님 쪽에서만 확인됩니다.
업체에는 무엇을 확인했는지 목록으로 달라고 하시고, 대표님은 그 목록에 없는 것만 보시면 됩니다.
오픈 뒤에 문제를 발견하면 비용이 드나요?+
계약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검수 기간이 따로 적혀 있는지, 그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를 먼저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대개 오픈 전에 나온 문제는 제작 범위 안에서 다뤄지고, 오픈 뒤에 나온 문제는 유지보수나 추가 작업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이 어디에 그어지는지는 납품 뒤에 멈춘 사이트에서 계약 전 확인 순서로 정리해 뒀습니다.
오픈 날짜가 급해서 전부 확인할 시간이 없다면요?+
하나만 하신다면 문의를 직접 보내 보는 것입니다.
문구나 사진은 오픈 뒤에 고쳐도 늦지 않습니다. 틀린 게 보이면 누군가 알려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의가 도착하지 않는 건 아무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대표님은 그걸 문의가 없다는 사실로만 알게 되고, 그때는 이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거꾸로 찾아야 합니다.

밑그림은 화면이 완성된 뒤에도, 문의가 실제로 담당자 손에 닿는 것까지를 납품으로 보는 웹 스튜디오입니다.
지금 사이트에서 누른 뒤의 일이 제대로 이어지는지 짚어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확인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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