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기간을 정하는 건,
업체의 속도가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 홈페이지 제작 기간은 업체가 얼마나 빨리 만드느냐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결정과 재료가 업체 쪽에 도착하는 속도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얼마나 걸리나요"보다 먼저 받아야 할 답은 "무엇이 늦어지면 밀리나요"입니다.

일정표에 적히는 시간과, 안 적히는 시간

제안서의 일정표는 한 덩어리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시간이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업체가 손을 움직이는 시간입니다. 화면 설계, 디자인, 개발, 검수. 다른 하나는 업체가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원고, 사진, 로고 파일, 도메인 계정, 그리고 시안에 대한 답.

일정표에는 대개 앞쪽만 적힙니다. 그런데 실제로 일정이 밀리는 자리는 거의 늘 뒤쪽입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중"이고 대표님 입장에서는 "아직 못 넘긴 것"이라, 어느 쪽 달력에도 일로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양쪽 모두 열심히 했는데 오픈일만 지나가 있는 일이 생깁니다.

막 시작하는 브랜드일수록 이 구간이 깁니다. 넘길 재료가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찍어야 하고, 서비스 설명은 말로는 여러 번 했지만 글로는 처음 써 보고, 가격은 확정 전입니다. 이건 대표님이 늦장을 부려서가 아닙니다. 사이트가 아니라 사업이 아직 정해지는 중인 자리이고, 그 결정을 사이트 제작이 앞당겨 요구하는 것뿐입니다.

일정이 밀리는 자리는 대개 코드가 아니라,
"아직 못 넘긴 것"에 있습니다.

짧은 기간과 긴 기간은 각각 무엇을 전제하나

기간을 짧게 약속하는 제안이 거짓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속도는 대개 세 가지 중 하나를 전제합니다. 틀이 이미 정해져 있거나(우리 내용을 정해진 자리에 끼워 넣는 방식), 재료가 이미 준비돼 있거나, 대표님이 보자마자 결정을 내릴 수 있거나. 이 전제가 우리 상황과 맞는다면 짧은 기간은 좋은 선택입니다. 확인할 것은 길이가 아니라 어떤 전제 위에 선 숫자인가입니다.

반대로 기간이 길다고 정성이 들어간 것도 아닙니다. 긴 기간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조사와 설계와 검수로 채워진 기간, 그리고 답을 기다리느라 늘어진 기간. 뒤쪽은 길어질수록 결과가 좋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처음 정한 방향이 희미해지고, 중간에 마음이 바뀌어 앞 단계로 되돌아가는 일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기간을 볼 때는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그 안이 무엇으로 채워지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이건 견적 금액을 비교할 때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금액이 갈리는 자리가 견적서 밖의 범위였듯, 기간이 갈리는 자리도 일정표 밖에 있습니다. 범위를 읽는 순서는 견적 금액이 갈리는 자리는, 견적서 밖입니다에 정리해 뒀습니다.

계약 전에, 이 순서로 확인합니다

다섯 가지 모두 제안서를 받은 자리에서 한 번 물어보면 되는 것들입니다. 업체의 답이 좋고 나쁘고보다, 답이 구체적으로 나오는지가 먼저입니다.

  1. 기간을 작업과 대기로 나눠 달라고 합니다. "총 몇 주"는 우리 상황에 따라 변하는 숫자라 비교에 쓸 수 없습니다. 대신 각 단계에서 업체가 손을 움직이는 구간과 우리 답을 기다리는 구간을 갈라 달라고 하세요. 이 질문에 바로 답이 나오는 업체는 이미 여러 번 밀려 본 적이 있는 곳입니다. 나뉜 표를 보면 우리가 빨라지면 얼마나 당겨지는지도 같이 보입니다.
  2. 우리 쪽이 넘길 것에 날짜가 붙어 있는지 봅니다. 원고, 사진, 로고 원본, 도메인·호스팅 계정, 사업자 정보. 이것들이 "협의 후 전달"로만 적혀 있으면 마감이 없는 항목이 됩니다. 각 항목에 언제까지, 누가 넘기는지가 적혀 있어야 일정표가 지켜집니다. 넘길 수 없는 항목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밝히는 편이 낫습니다 — 사진을 새로 찍을지 있는 것으로 갈지는 일정 전체를 가르는 결정입니다.
  3. 최종 결정을 내릴 사람을 한 명으로 정합니다. 시안을 보는 사람은 여럿이어도 되지만, 서로 다른 의견을 합쳐 하나의 답으로 만드는 사람은 한 명이어야 합니다. 이 자리가 비어 있으면 업체는 상충하는 요청을 동시에 받고, 어느 쪽을 반영해도 다른 쪽에서 되돌아옵니다. 취향과 기준을 나누는 방법은 취향으로 정해도 되는 것, 정하면 안 되는 것에 적어 뒀습니다.
  4. "확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합니다. 화면 설계를 확정한 뒤 첫 화면 구성을 바꾸면 밀리는 것은 며칠이 아니라 단계입니다. 디자인과 개발이 그 위에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각 단계에서 무엇이 확정되고, 확정 뒤에 되돌리면 어디까지 되돌아가는지를 미리 들어 두세요. 되돌릴 수 있는 지점을 알면 지금 신중해야 할 결정과 나중에 바꿔도 되는 결정이 구분됩니다.
  5. 오픈일이 고정이라면, 접는 순서를 먼저 정합니다. 행사나 투자 일정 때문에 날짜를 못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재촉이 아니라 우선순위입니다. 오픈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화면과 오픈 뒤에 채워도 되는 것(사례, 블로그, 상세 소개)을 미리 갈라 두면, 막판에 전부를 급하게 만드는 대신 순서대로 접을 수 있습니다. 오픈 뒤에 무엇을 어떻게 채울지는 납품 뒤에 멈춘 사이트는, 고장 난 게 아닙니다와 이어집니다.

기간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재촉이 아니라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제작이 시작되면 업체는 계속 질문을 합니다. 누구에게 먼저 보여 줄 것인지, 그 사람이 무엇을 하길 바라는지, 가격을 어디까지 적을지, 어떤 순서로 읽히게 할지. 이 질문들은 미뤄도 사라지지 않고, 미룬 만큼 일정의 뒤쪽에 쌓입니다.

반대로 이 결정들이 먼저 서 있으면 대기 구간이 통째로 줄어듭니다. 시안을 볼 때 "마음에 드는가"가 아니라 "정한 것이 담겼는가"로 볼 수 있어 답이 빨리 나오고, 수정 요청도 취향이 아니라 기준으로 정리됩니다. 무엇을 먼저 정해야 하는지는 브랜드 런칭, 디자인보다 먼저 정해야 하는 것에 정리해 뒀습니다.

하나만 덧붙이면 — 기간을 정하지 못하는 상태 자체가 정보입니다. 언제까지 만들지 정할 수 없다면 대개 사이트 일정이 아니라 그 앞의 결정이 아직 서지 않은 것입니다. 그럴 때 계약을 먼저 하면 대기 구간에서 시간이 흐르고, 양쪽 다 지친 채로 오픈하게 됩니다. 제작을 시작할 시점 자체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이트, 오픈 전에 만들까 자리 잡은 뒤에 만들까에 적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세요

받아 둔 제안서나 일정표를 열고 이 다섯 줄만 짚어 보시면 됩니다.

  • 일정표에 업체가 작업하는 구간과 우리 답을 기다리는 구간이 나뉘어 있는가?
  • 우리가 넘길 원고·사진·계정에 각각 날짜와 담당자가 적혀 있는가?
  • 시안을 보고 최종 답을 줄 사람이 한 명으로 정해져 있는가?
  • 단계마다 무엇이 확정되고, 되돌리면 어디까지 되돌아가는지 들었는가?
  • 오픈일을 못 미룰 때 무엇을 오픈 뒤로 미룰지 정해 뒀는가?

"아니오"가 나온 줄은 업체가 감춘 것이 아니라, 아직 아무도 묻지 않은 것입니다. 계약 전이라면 질문 하나로 정리되고, 이미 진행 중이라면 오늘 통화 한 번으로 정리됩니다. 일정은 시작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다섯 줄이 비어 있는 채로 진행되는 동안 정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홈페이지 제작 기간은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업종이나 페이지 수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규모라도 원고·사진이 준비돼 있고 결정할 사람이 한 명이면 빨리 끝나고, 재료를 만들면서 가면 길어집니다.
총 기간 대신 작업 구간과 대기 구간을 나눠 달라고 하시면 우리 상황에서의 기간이 보입니다.
제작 기간을 줄이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재촉이 아니라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1순위 방문자와 바라는 행동 하나, 가격을 어디까지 적을지, 사진을 새로 찍을지 — 이 셋이 서 있으면 대기 구간이 줄어듭니다.
최종 결정을 줄 사람을 한 명으로 정해 두는 것도 같은 효과를 냅니다.
기간을 짧게 약속하는 업체는 걸러야 하나요?+
아닙니다. 짧은 기간은 대개 틀이 정해져 있거나, 재료가 준비돼 있거나, 결정을 즉시 내릴 수 있다는 전제 위에 섭니다.
그 전제가 우리 상황과 맞으면 맞는 선택입니다.
볼 것은 길이가 아니라 어떤 전제 위에 선 숫자인가입니다.

밑그림은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이 정해졌고 무엇이 아직인지를 먼저 갈라 놓고, 대기 구간이 어디에 생길지를 일정표에 같이 적는 웹 스튜디오입니다.
지금 우리 쪽에 무엇이 아직 안 정해졌는지 먼저 짚어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셀프 체크리스트로 확인해 보세요 — 3분이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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